주차장 정보 부족으로 인한 주차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오토바이 불법 운전을 포함해 교통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사고는 전국 어디에나 있는 사회 이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선정한 우수 여성기업 ㈜로드맵은 이 같은 문제를 지자체나 다른 기업과 힘을 합쳐 해결하려고 한다. 

㈜로드맵은 특허를 낸 11개 기술과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인 5개 기술로 복잡한 주차장 문제 해결 시스템과 오토바이 단속 시스템, 전기 배송차 물류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현대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로드맵이 개발한 전기 배송차 물류관리 시스템.
로드맵이 개발한 전기 배송차 물류관리 시스템.

# 라이다와 AI 영상 분석을 결합해 주차 정보 수집·제공

㈜로드맵은 전국 어디서나 겪는 ‘주차난’을 해결하는 데 앞장선다. 운전자들은 어느 장소에 주차 가능 공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기 어려워 번번이 주차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는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주차 관련 시스템은 주차 위치나 요금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이다.

㈜로드맵은 주차 위치와 요금 정보만 제공하는 현 서비스에서 나아가 특허를 낸 라이다(빛 탐지와 범위 측정·LiDAR) 센서와 AI 영상 분석을 결합한 복합 센서로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 거리와 다양한 물성을 감지하기에 자율주행 눈이 되는 기술이다. 주변 사물, 지형·지물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한다.

당초 항공·우주·위성·대기 분석 분야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원거리 측정, 속도 위반 단속, 3D 리버스엔지니어링, 개인용 AR·VR 같은 일반 산업용 분야 센서 관련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추세다.

원래 CC(폐쇄회로)TV를 이용해 주차 공간을 분석했는데, 이 경우 강우·폭설 따위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정확하게 분석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로드맵이 개발한 센서는 외부 환경 오류를 라이다로 최소로 줄이고, AI 영상 분석과 결합해 복합 센싱 기능을 함으로써 주차 정보 오류를 줄이고 인식률을 높여 정확한 주차장별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21년 안양시 유망창업기업에 선정된 로드맵.
2021년 안양시 유망창업기업에 선정된 로드맵.

# 수위 센서를 이용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최근 오송 지하차도 침수나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등 지하 공간 침수로 인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안전불감증과 사전 예방·사후 대처가 미흡하거나, 그 밖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침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 주지 못하는 ‘시스템 부재’다.

㈜로드맵은 지하주차장이나 지하차도처럼 폭우 상황에 물이 갑자기 불어날 가능성이 높은 공간에 수위 센서를 설치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수위가 올라오면 경고 신호를 보내고, 통합 모니터링으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건물 내 방송이나 카카오톡으로 이를 알려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막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수집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만든 뒤 정부나 지자체 같은 공공에 시스템을 제공하고, 나중에는 아예 공공에서 통합해 모니터링함으로써 사고를 막는 정책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기업으로서는 큰 이득을 일부 포기하는 셈이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로드맵은 센서 개발을 끝내고 통합 모니터링 화면을 개발 중인데, 이용 범위를 확대하려고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 불법 질주 오토바이 막는 번호판 칩 부착 기술

오토바이는 자동차와 다르게 번호판이 매우 작고 위치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번호판 일부를 훼손하거나 먼지를 달라붙게 해 알아보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LED 조명등을 강하게 사용해 야간 인식률 저하를 초래하는가 하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다수 업체가 후방 카메라를 이용해 오토바이를 단속하려고 하지만 예산 투입 대비 단속 효과가 미미하고, 차도가 아닌 인도나 횡단보도 질주는 아예 단속이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로드맵은 지금까지 영상 방식이 아닌 무선 주파수를 이용한 식별 기술(RFID)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오토바이 번호판에 반도체 칩을 무조건 내장하도록 해 강한 빛이나 번호판 훼손에도 단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재 ㈜로드맵만 갖췄는데, 이미 기술 개발을 끝낸 상태다.

다만,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토교통부와 줄곧 협의한 끝에 내년 총선이 끝난 뒤 2025년께 법을 개정할 가능성이 높다.

# 통합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기 배송차 물류 관리

새벽 배송과 신선식품 열풍, 1인 가족 증가로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콜드체인 시장은 해마다 급속하게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물류 배송 시장은 아직도 아날로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는 물류 배송기사가 신선식품 물류를 배정 받으려면 냉동·냉장차 온도가 영하 20℃ 이하라는 종이를 차에 장착한 소형 프린터를 이용해 출력한 뒤 물류 제공 업체에 제출해야 한다.

이 같은 아날로그 방식 탓에 냉동차 온도 조작이 쉬워 불법행위가 만연한 현실이다. 또 물류를 받고 나서 이동하면서 온도 변화, 배송차 위치, 배송차 상태를 한번에 보는 시스템도 전무하다.

이에 ㈜로드맵은 물류 배송 시장에서 디지털 방식을 앞장서 이끌려고 배송차 물류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물류차의 냉동·냉장기를 모니터링하는 7인치 정도 터치스크린과 무선 통신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로써 불필요한 종이 출력물을 줄여 기업 ESG 경영을 지원하고, 온도에 민감한 제품 배송 전체 과정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관리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재는 차마다 호환이 가능하게끔 하는 최적 시스템을 완성하는 단계로, 쿠팡을 비롯한 물류업체와 연계해 차츰 일상에서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로드맵 조은비 대표이사.
로드맵 조은비 대표이사.

# "기업이 사회 바꾸기 어렵지만 도전만이 답"

기업은 이윤 추구가 최대 목적이지만, ㈜로드맵은 사회문제 해결을 기업 모토로 삼는다. 제품을 개발해 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너지를 내는 기업과 협업하거나 정부·지자체 같은 공공 영역에도 손을 내밀어 세상에 만연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고객들의 편의성도 빼놓지 않는다. ㈜로드맵은 고객들이 실제 문제를 해결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이를 위해 계속 사회문제를 관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에 더해 ㈜로드맵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과 발전을 추구한다.

이는 ㈜로드맵 조은비 대표 의중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결과다. ESG 경영에 관심이 많은 조 대표는 기업 운영 말고도 사회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사회봉사도 병행한다. 미혼모나 한부모가정에 교육 프로그램이나 물품, 기구 들을 제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에서다.

이처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면서 여러 성과도 냈다. 2019년 설립한 뒤 3년 만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안양시 유망창업기업에 선정됐다. 올해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우수 여성기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업이 걷고자 하는 길이 옳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다.

조 대표는 기업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는 무척 어렵다면서도 고쳐야 할 문제를 보고 수수방관하기보다는 작은 변화라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조 대표는 "내가 하는 일이 고객과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결국 사회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 더 이상 기쁜 일이 없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이들의 편리성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웅 기자 woong@kihoilbo.co.kr

사진= <로드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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