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도현.지휘자 알렉세이 코르니엔코.
피아니스트 김도현.지휘자 알렉세이 코르니엔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제308회 정기연주회로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기념 ‘리추얼 라흐마니노프Ⅲ’를 마련했다.

부천필이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그의 굵직한 작품들로 이뤄진 공연을 준비하며 총 4회에 걸쳐 완성할 이번 시리즈는 교향곡과 피아노협주곡을 주축으로 그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들로 알차게 구성했다.

9월 22일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시리즈 세 번째 시간이다. 러시아 출신 지휘자 알렉세이 코르니엔코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김도현이 협연해 피아노협주곡 제3번과 교향곡 제3번을 연주한다.

피아노협주곡 제3번은 라흐마니노프가 ‘코끼리를 위해 작곡했다’는 말을 했을 만큼 연주자들이 소화하기 힘든 작품으로 평가된다. 큰 손과 현란한 테크닉, 예술적 통찰력, 40분의 러닝타임을 견인할 끈질긴 지구력을 모두 갖추고 나서야 충분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호로비츠는 이 곡을 연주한 후 큰 성공을 거뒀으며, 곡의 악명 높은 난도는 영화 ‘샤인’의 소재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폭넓은 레퍼토리와 깊은 음악성으로 주목을 받는다. 2019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세미파이널 특별상을 수상하며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초청으로 특별 우승자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2021 페루치오 부소니 콩쿠르 2위, 시카고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등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폭발적인 에너지와 섬세한 터치를 겸비한 그가 풀어낼 라흐마니노프 최후의 마스터피스가 기대된다.

뒤이어 연주할 교향곡 제3번은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 혁명(1917) 후 미국으로 망명하고 남긴 작품이다. 러시아를 떠난 뒤 10여 년 동안 작곡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이 곡을 발표했을 때는 1930년대 중반이었고, 러시아식 후기 낭만주의 음악이 구시대적이라고 여겨져 당시에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자신의 곡 중 최고 작품으로 꼽았다. 느린 도입부는 러시아 향수가 느껴지는 특유의 서정성이 빛나는 한편, 미국의 재즈 리듬이 녹아든 점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이번 공연은 백발 노장의 러시아 출신 지휘자 알렉세이 코르니엔코가 지휘를 맡아 정통 러시아 음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알렉세이 코르니엔코는 작품에 대한 대담하고 탁월한 해석 능력으로 정평이 난 지휘자로 런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심포니 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 오케스트라, 슬로바키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오스트리아 쾨른트너 주립 음악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구스타프 말러 앙상블의 공동 창립자이자 뵈젠도르퍼 아티스틱 클럽 단원으로 활동한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