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김병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다시 시작된 찜통더위에 전국이 달아오른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지역도 점차 늘며 온열질환 예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바다는 이런 때일수록 그 매력이 높아진다. 해수욕장, 시원한 바람, 철썩이는 하얀 파도는 생각만 해도 시원해진다.

이러한 생각에는 기본 조건이 근간이 된다. 바로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다. 사고 앞에 추억은 존재하지 못하며 오염된 환경 앞에 설렘은 퇴색된다.

고대한 여행길에 나서는 이들 머릿속 바다는 푸르른 시원함으로 더위와 피로를 식혀 주는 곳이다. 아드레날린 높이는 수상레저, 뜨거운 햇빛을 이기는 낚시의 손맛 등 일상 탈출의 기대를 키운다.

그렇기에 해양경찰은 여름을 ‘바다 이용 성수기’라 칭하며 미리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다. 국민 기대와 현실이 다르지 않도록, 바다와 함께하는 우리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주어진 역할에 더 충실하려는 노력이다.

관서별 핵심 관리 해역을 분석해 중점 해역 특성과 취약점을 확인하고 관리과제를 도출한다. 관서별 경비함정 운영 방안도 시기에, 해역 특징에 맞게 가다듬는다. 우리 바다를 향한 국민들 믿음을 지키고자 함이다.

특히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국토 면적의 37.4%, 경기도 면적의 3.6배에 해당하는 해역을 관할한다. 경비함정 1척이 담당해야 하는 면적이 서울 면적의 4.7배로 타 지방청에 비해 해상치안 비중이 높다.

광활한 해역의 촘촘한 관리와 수도권·충청권 3천만 국민의 안전한 해양활동을 위해 중부해경청은 하계 레저기구나 낚시어선 주요 조업 지역 29개소와 연안 내 사고 다발 해역 21개소를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관할 해역 내 도서 지역과 육지를 연결하는 국내 여객선·유도선 36항로 45척, 국제여객선 9항로 9척 등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운다.

이 뿐만이 아니다. 9월 1일까지는 중국 어선들 휴어기지만 여전히 일평균 100여 척의 불법 외국 어선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조업해 경비함정 전략 기동을 강화해 대응했다.

조석 간만의 차가 특히 큰 서해 중부해역에서 발생하는 갯벌 안전사고도 숙제다. 경기도·충남도·인천시를 비롯한 여러 관계 기관 간 유기적 협력을 이끌고 연안사고 예방에 주력하며, 여름이라고 예외가 되진 않는다. 

해양경찰은 제복을 입는 조직이기에 국민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해양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함께 맡는다. 해양오염 예방과 해양·해안오염 방제를 비롯해 안전하고 깨끗한,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희망의 바다로 지켜 나가는 무거운 책임을 안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책임을 사명감으로 이행하는 해양경찰에게 여름은 더 무거운 과제를 안기는 계절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성과 중심 혁신’을 전략 목표로 삼지만 여름철 국민이 누리는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 앞에서는 그 노력이 드러나지 않는 투명한 조직이 우리 해경은 괜찮다. 그럴수록 국민에게는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가 오롯이 주어질 테다.

올 여름 해양경찰이 세운 목표는 ‘투명 망토’다.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우리 바다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지키며 우리 국민이 바다와 더불어 즐거운 추억과 새로운 희망을 채워 가도록 노력한다는 자세다.

다만, 망토는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국민 참여가 절실하다. 바다를 찾는 우리 국민이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깨끗한 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작은 실천들에 동참해 준다면 해양경찰 노력은 더욱 빛날 테다.

우리 바다가 언제까지고 ‘깨끗하고 안전한 희망의 바다’로 우리와 함께하도록 투명하게, 더 견고하게 바다와 함께 국민과 함께하는 여름, 해양경찰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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