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난 3일 중국 화웨이사가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과 유사한 성능을 가진 휴대전화로, 중국이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미·중 분쟁으로 자국 기업에게 화웨이사와 거래 중단을 지시했고, 화훼이사는 필요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5G 기술의 휴대전화를 생산한 것이다.

반도체 기술은 차기 기술을 주도하는 기술로 각국에서 육성하는 산업이다. 중국이 차세대 반도체 제작기술을 확보했다는 현실은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체 라인을 만들고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을 확보했다. 미국이 대대적으로 반도체 공장을 확보해 산업을 육성하는 것 못지않게 중국에서도 암암리에 반도체 기술 개발과 확보에 노력했고 성공한 것이다.

결국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발전을 저지한 것이 아니라 발전을 재촉한 셈이다. 이는 옆 나라의 성공기로 보기에는 우리나라에 주는 위험이 크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중 하나다.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반도체 비중이 상당한데,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는 우리 반도체 수요를 줄어들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자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시작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들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삼성, LG 등 유수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대규모 생산라인 가동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약정했다.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수 기업들이 해외로 터전을 옮기고 엄청난 규모의 수출시장인 중국은 기술 자립으로 자체 수요를 감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비록 중국이 구현한 기술이 글로벌 반도체기업보다 5년 정도 지체됐다고 하나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했다. 기술 카피로 품질 면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중국이 점점 카피 기술이 아닌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한다. 최근까지 장기간 무역수지 적자를 보인 우리나라로서는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을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시작된 패권 겨루기는 교역국에도 이들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 국가와 교역을 하지 말라는 주문까지 하게 했다. 상호 시장에 주는 페널티를 극복하고자 우리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세웠다.

세계경제 침체는 각국에게 자국 경제 활성을 최우선 과제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상황인데, 정부 정책과 대응이 적절하게 펼쳐지지 못해 우리 기업과 산업들의 경쟁우위 입지가 흔들린다. 패권의 힘이 교역에 작동하면서 외교력이 필요한 상황이고, 경쟁우위에 서려면 정부기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에도 조치되지 못해 국내 기업은 물론 산업 위기를 만든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우리 반도체산업을 위기로 진단했다(76.7%). 경중의 차이는 있었으나 전문가들 의견이 위기상황이고, 이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이어지리라 예상(58.6%)해 늦었지만 빠른 지원이 펼쳐질 필요가 있다.

차세대 통신과 기술 기반을 이룰 반도체기술 확보와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문제는 이러한 선점도 패권의 힘이 작동하니 교역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불가항력 조건인 전쟁 말고도 금리 인상이나 수요 감소 같은 변동 조건의 불안정성이 높고, 이 모든 것의 판도를 뒤집을 패권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외교력이 아쉽다. 

4차 산업으로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려면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수다. 중국처럼 자체 개발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물론 수출시장 확대에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4차 산업의 기반 기술이 되는 기술과 산업 육성은 기존 방식을 벗어나야 하고, 단타적 지원이 아닌 지속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목표로 하는 시장에 적기 투입되도록 우리 산업을 파악하고, 산업마다 경쟁우위를 만들 지원과 투자가 선행돼야 차세대 기술의 주역이 된다. 산업과 기업이 필요한 지원과 투자의 후원자가 되는 일은 시장과 기술을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다.

시대를 앞서 읽는 일은 투자자보다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하는 정부가 할 일이다. 특히 반도체 동맹 등 주요국과 협력 채널로 움직이는 공급 행태를 보아 가능한 변수에 대한 위험관리와 전략 사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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