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황해어보’의 이태호 전시예술감독이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황해어보’의 이태호 전시예술감독이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름다운 풍경으로서의 바다를 벗어난 다양한 인천 바다 모습 그리고 오염수 방류로 오늘날 우리가 깊게 고민해야 할 해양오염과 생태계 중요성에 대한 울림을 전하고 싶었다."

지난 7일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황해어보’가 개막했다. 전시를 총괄한 이태호 전시예술감독은 바다가 지닌 중요성을 설명하며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유배지에서 「자산어보」를 집필한 정약전 선생의 실학 정신을 잇고자 ‘황해어보’라는 제목을 선정했다"며 "인천 바다를 통해 들여다본 인간의 삶, 예술적 영감, 갯벌이 가진 생명력과 해양오염 문제 등 바다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면적 상당 부분이 갯벌을 매립한 바다 위에 세워진 도시다. 168개 아름다운 섬과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인 갯벌을 품은 인천 바다는 천혜의 보고로도 불린다. 1883년 개항 이후 사람들 삶의 터전이자 소통 수단이며 세계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서식지다.

이 감독은 "인천 바다 여러 모습 중 북한 접경지대인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5도 지역으로 흘러온 북한 쓰레기를 연구하는 강동완 교수 연구자료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한다.

강동완 교수는 인천 섬으로 흘러온 북한 쓰레기를 2천여 점 넘게 주워 북한 현재 생활상과 감춰진 이면을 연구한다.

이번 전시는 일반 회화, 조각, 사진과 함께 영상물, 관객 참여형 작품, 연구자료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한 20여 명 작가들의 100여 점이 넘는 작품이 선정됐다.

가장 먼저 전시장 입구에서 인천에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를 생생하게 표현한 조광현 작가 ‘어류 세밀화’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작가는 15년간 한반도 전역에서 물고기 1천600여 점을 생생하게 표현해 현대판 자산어보를 그린 인물이다.

전시장 내부에는 관객 참여형 거대 설치작품이 눈에 띈다.

양쿠라 작가 ‘오션 플라바 몬스터’는 관객이 직접 자전거 페달을 구르면 해양쓰레기로 만든 몬스터 눈이 빛을 비춘다. 바다에 표류하는 해양쓰레기 부표로 만든 이 작품은 해양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2층에 전시된 김정아 작가 ‘신십장생도’는 불로장생을 꿈꾸며 그렸던 자연환경과 동식물 대신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해양오염을 일으키는 쓰레기들로 채워졌다. 변치 않으리라 여겼던 천혜 자연이 오늘날은 썩지 않는 쓰레기가 대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천문화재단 2023 기획전시 일환으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오는 11월 12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오염수 방류로 위기에 빠진 오늘날을 깊게 고민해 보고 지구 건강과 인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제시한다.

이 감독은 "바다를 표현한 회화 작품부터 해양쓰레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저서까지 보고 느끼는 게 많은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인천 바다가 지닌 천혜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생각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