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공모를 거쳐 고른 학교 이름이 당초 공고문에 올린 가칭과 동일해 논란이다.

1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가 새로 문을 열 경우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올려 이름을 공모하고, 교명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한 이름 응모자에게 상품권 10만 원권을 준다. 시교육청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35개 학교 이름을 공모했다.

하지만 선정한 이름 가운데 시교육청이 공고문에 가칭으로 올린 이름과 똑같은 교명을 정해 성의 없이 베껴서 응모한 교명을 뽑았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보기를 들자면 올해 공모한 가칭 ‘인천온라인학교’는 그대로 ‘인천온라인학교’로, 지난해에는 가칭 ‘한들초’를 ‘인천한들초등학교’로, 가칭 ‘루원중’을 ‘인천루원중학교’로 이름을 정했다.

최종 선정한 교명에 붙은 ‘인천’은 전국 시도에서 같은 이름이 나오는 상황을 막으려고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교명 앞에 붙이기에 사실상 가칭과 다를 바 없다.

시민들은 교육청이 별다른 고민 없이 교명을 뽑았다고 비판한다.

김모(37)씨는 "가칭을 그대로 쓰면 표절 아닌가. 뽑을 만한 이름이 없다면 선정하지 말고 가칭으로 정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어서 그런지 별 고민도 안 하고 막 정하는 듯해 씁쓸하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가칭은 내부 직원이 중앙투자심사 때 정해서 별 의미 없이 짓고, 정식으로 교명을 공모해 이름과 의미를 같이 심사한다"며 "가칭은 학교가 들어설 지역명이 대부분이고 응모하는 시민들도 그 지역 이름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중복되는 이름이 많다. 이름은 같아도 응모한 시민이 뜻을 붙이기에 그 부분도 교명선정위원회에서 심사숙고해 고른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칭과 선정 이름이 같아 표절로 받아들일 경우를 생각하지 못했다. 다음 공모에는 가칭에서 지역 이름을 빼든지 해서 베낀 이름을 뽑았다는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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