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로 사경을 헤매던 홀몸노인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인천시 중구 신포동 보건복지팀 정종민·지새롬 주무관<사진>이다.

이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4일 평소처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이모(83)할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 달리 힘이 없고 편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 두 주무관은 곧바로 할머니 집을 방문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집 안은 너무 더웠고, 며칠간 식사를 전혀 못해 집에 계속 방치하면 큰일이 생긴다는 판단이 앞섰다.

심각성을 인식한 이들은 병원을 알아본 뒤 입원을 권유했지만 할머니는 한사코 거절했다. 병원비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할머니 걱정을 알아챈 두 주무관은 상황이 긴급한 만큼 할머니를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병원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안심시켰다. 그때서야 할머니가 병원으로 움직였다.

현행 규정상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복합 복지 욕구를 지닌 사람을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하면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 일부 지원이 가능하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 상태는 심각했다. 입원 전 실시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속한 조치가 없었다면 병증이 더 악화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한 차로 이동했던 두 주무관 역시 감염 우려가 있었지만 자신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우선 입원부터 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정종민 주무관은 "코로나 증상이었는데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다. 할머니와 접촉하고 한 차로 이동해 감염 위험이 있었지만, 건강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일단 입원이 우선이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2주 뒤 주무관들은 할머니 퇴원일에 맞춰 병원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비를 수납했다.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할머니를 발견했을 때보다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이 같은 두 주무관의 선행은 8월 말 김정헌 구청장에게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다섯 장의 편지에 "분에 넘치는 따뜻한 사랑으로 치료를 잘 받았고, 훌륭한 공무원들이 우리 중구에 있어 무척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내용을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두 주무관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 편지까지 보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대상자 집을 가가호호 열심히 방문해 이웃들에게 적합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헌 구청장은 "이번 사례처럼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관심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구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두 주무관을 격려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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