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년 전통을 지닌 작은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광주시 남종면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1921년 12월 분원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뒤 1996년 3월 분원초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조선백자 도요지(사적 제314호)에 있어 도예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중점 운영한다.

모든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기반인 인성교육에 남다른 정성을 쏟는다. 학년별 1개 학급씩 6학급의 작은 학교인 분원초는 교육공동체가 6년간 소중한 관계 맺음을 중시한다.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분원초 인성교육을 알아봤다.

학부모 교육지원단이 교육공동체 활동 시간에 뜨개질을 가르쳤다.
학부모 교육지원단이 교육공동체 활동 시간에 뜨개질을 가르쳤다.

# 아이들 스스로 가꾸는 삶

분원초는 조화로운 관계 맺음으로 아이들 스스로 삶을 가꾸는 힘을 기르도록 3무(無), 3행(行), 띠앗활동,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 다모임을 운영한다.

2019년까지 학교 생활 인권 규정에 따라 학생들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3가지(욕·폭력·따돌림) 규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기 반성이 뒤따랐다.

이에 2020년부터 학생·학부모·교직원 각 교육공동체의 약속을 3무(無), 3행(行)으로 규정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은 ‘왜 학생들은 교사 가르침을 수동으로 배워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학교는 교육과정협의회(교원 협의회)와 다모임(전교생 학생회), 교육나눔(교육공동체 협의회)에서 수많은 논의와 조율을 거쳤다.

2018년부터 교육 주체인 학생에게 자율과 여백을 주려고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달마다 1회(수요일 1∼4교시) 운영하고, 자율 동아리 활동과 자율 활동으로 구분한다.

자율 동아리 활동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소질과 흥미를 고려해 동아리를 개설하고 운영한다. 학생들은 기호에 맞춰 스스로 참여한다.

자율 동아리 부서는 외발자전거부·댄스부·운동부·만들기부·악기부·그리기부가 있는데, 학기마다 학생들 바람에 따라 자유롭게 개설한다.

자율 활동은 동아리 활동 말고 자신이 그날 하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활동을 선후배와 함께 혹은 혼자 자유롭게 한다. 보드게임과 자전거, 인라인, 독서, 그림, 사진 촬영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여백 있는 학생 자율 교육과정에서 교사는 안전지도와 학생 요구가 있을 경우 장소와 물품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온전히 활동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분원초 학생들이 학생자율 교육과정인 그림그리기에 푹 빠졌다.
분원초 학생들이 학생자율 교육과정인 그림그리기에 푹 빠졌다.

# 띠앗활동과 다모임

학교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한다.

먼저 ‘띠앗활동’이 있다. ‘띠앗’이란 형제나 자매 사이 우애심을 뜻하는데, 전교생이 형제와 자매 같은 우애심을 기르도록 1∼6학년까지 학년을 통합해 10∼12개 모둠으로 편성하고 교육활동을 함께한다.

학생들은 분원한마당(운동회), 분원나눔바자회, 분원야영을 비롯한 학교 주요 행사를 띠앗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서로 화합하고 협동한다.

또 학생 스스로 학교문화를 만드는 힘을 기르려고 다모임도 운영한다. 다모임은 월 1회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학교생활에서 일어난 문제를 토의하고 필요한 약속을 스스로 정하는 학생 자치활동이다.

자치부서는 선후배가 함께 활동하는데, 해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조직한다. 올해는 제작부·기자단·봉사부·행사기획부·방송부·분실물부로 운영한다.

이와 함께 전교생이 함께하는 다모임으로 3무(無) 실천 여부를 스스로 평가하고, 학교 주요 행사에 학생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기획하는 기회를 보장한다.

학생들이 안 쓰는 물건을 모아 나눔바자회를 열었다.
학생들이 안 쓰는 물건을 모아 나눔바자회를 열었다.

#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학생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주변 구성원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을 키우기 위한 온 마을의 노력으로 10년 넘게 반모임과 사분음표 교육나눔, 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 들 교육공동체 활동에 심혈을 기울인다.

반모임은 ‘너’, ‘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학급 자생 모임이다. 연 3회 정도 담임교사와 반 전체 학부모가 아이들 성장과 교육, 학교·가정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을 넓히는 자리다.

사분음표 교육나눔은 ‘사려 깊게 분원을 위한 마음 표현’을 줄인 말로 교육공동체 협의회다. 월 1회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더 나은 분원교육을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자리다.

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은 ‘함께 돌보고 다같이 놀자’를 모토로 학부모들이 스스로 조직해 운영한다.

아침 전래놀이는 주마다 수요일 오전 8∼9시 부모와 아이들이 떡메치기·고무줄·실뜨기·줄넘기를 비롯한 세시풍속과 전래놀이를 함께한다.

이 밖에도 학부모들이 학생 인성 발달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 주거나 축구·육상 들을 함께한다.

# 김미숙 교장 미니 인터뷰

지난해 3월 제26대 분원초 교장으로 취임한 김미숙 교장은 "학교는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태교육과 문화예술 교육활동으로 풍부한 감성을 키우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지리 특성상 팔당상수원보호구역과 조선백자 도요지에 자리잡아 자연과 생명사랑 교육은 물론 체계 있는 도예교육을 운영 중"이라며 "학생 중심·체험 중심 교육활동을 진행해 학생 개개인 특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마음과 연계한 교육활동으로 학교가 삶을 배우고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참된 배움이 계속 이어지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분원초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좀 더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김 교장은 "각 학년 수준에 맞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서로 돕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전 학년이 참여하는 다모임을 활성해 학내 규칙과 규정을 정하고, 자유로운 토의과정으로 학생 스스로 실천하고 지키려는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모든 교사가 학생을 같은 방향으로 지도하도록 공통 매뉴얼을 개발하고, 입학 초기부터 신입생 학부모 연수도 진행한다고 했다.

김 교장은 "자연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감성을 키우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원만의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서로 존중하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학교문화를 조성해 분원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광주 분원초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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