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주 인천보훈지청장
박용주 인천보훈지청장

지금으로부터 73년 전, 모두가 잠든 휴일 새벽을 뒤흔든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되고 우리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까지 후퇴하며 백척간두 위기에 몰렸다.

대한민국이 존망의 기로에 놓였을 때 국군과 유엔군이 초기 수세에서 벗어나 반격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인천상륙작전이었다.

당시 북한은 우리 국군을 낙동강 전선까지 밀어내는 데 성공하나, 길어진 보급로와 연합군 합류로 전선은 고착됐다. 

고착화된 전선을 뚫기 위해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50여 회의 상륙작전으로 명성을 떨친 맥아더 장군은 적 후방으로 상륙해서 병참선을 끊고 북한군을 고립시켜 격퇴하기 위한 상륙작전을 계획했고, 상륙지점은 인천으로 정했다.

9월 15일 새벽, 우리나라 해병 1연대와 육군 17연대, 미 해병 1사단과 7사단이 인천 월미도에 기습 상륙하고 이튿날 인천을 탈환했다. 9월 26일에는 서울에 진입했고, 29일에는 서울 수복 기념식을 거행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이은 수도 서울 탈환 성공은 국군과 유엔군의 사기를 크게 제고했으며, 병참선이 차단된 북한군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많은 군사학자들은 이 작전을 20세기 역사상 최고의 군사작전이라 평한다. 미국 역사학자 스펜서 C. 터커는 "훌륭한 성공이며 거의 결점 없이 수행됐다"고 극찬했다.

한국전쟁의 판도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을 알리기 위해 국가보훈부 인천보훈지청은 매년 각종 기념행사와 홍보활동을 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경덕 교수와 함께 인천상륙작전의 포문을 연 팔미도 등대 탈환 작전 홍보영상을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로도 제작해 국내외에 인천의 역사를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세계 전쟁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이자 대한민국을 지켜낸 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가치는 국내에서 인천만이 가진 대체 불가한 유산임에도 그동안 단순 기념행사처럼 추진돼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9월 14~19일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으로 지정하고, 기념식 위주 행사 차원을 넘어 인천상륙작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2025년까지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세계적 행사이자 축제로 의미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유정복 시장님과 인천광역시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해군본부 역시 인천시와 함께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인천 팔미도 근해를 비롯해 월미도 일대와 송도에서 펼쳐진다. 특히 15일에는 보훈단체를 초청해 독도함에 탑승,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회고사와 헌정 영상을 관람할 예정이다.

여러 기관에서 공들여 기념행사를 준비한 만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살려 좀 더 좋은 미래를 만드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인천보훈지청은 첫 번째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을 맞아 인천시와 해군본부, 해병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보훈단체와 보훈가족들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겠다. 또 내년부터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관련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국제 행사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겠다. 

우리에게 번영과 평화라는 선물을 안겨 준 인천상륙작전, 나아가 한국전쟁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이 홀로 서 있지 않도록 그분들 곁을 지켜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그리고 그분들의 피와 땀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승리의 역사를 우리 국민과 미래 세대에게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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