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송도동 28의 1 일원 송도국제업무지구 안 국제병원 부지 전경 <기호일보DB>
연수구 송도동 28의 1 일원 송도국제업무지구 안 국제병원 부지 전경 <기호일보DB>

20년간 나대지로 방치한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1공구) 안 국제병원 터(I-11블록·8만719㎡)가 우리나라 미래 장수산업(longevity Industry)의 전초기지가 될지 관심을 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이곳에 유치하려는 글로벌 특화병원의 도입 시설이 장수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재생의학 분야여서다.

17일 기호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경제청은 지난 12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성광의료재단(차병원)과 송도국제병원 터에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차병원은 국제병원 터 중 3만3천㎡ 부지에 총건축면적 19만8천㎡ 규모 건물을 짓는다. 이곳에 난임 전문병원, 임상시험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 ‘바이오-셀 은행(Bio-cell Bank)’ 들 의료시설과 의과학대학 일부 학과와 학생들이 이전하는 차의과학대학 송도캠퍼스, 차바이오그룹이 운영하는 연구시설, 시약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의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 계획 발표에 일부 지역 의료 관련 시민단체는 ‘철 지난 논리(영리병원)’를 내세워 부자들(상위 1%)만의 병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역 공공의료 강화를 외쳤다.

하지만 이들 단체 주장과 달리 국내 병원들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져 명목상 비영리병원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부지기수다. 서민들은 실손보험이 없으면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송도지역 주민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내세우지 말라고 한다.

송도의 바이오산업계도 지금의 산업생태계 파이(pie)를 더욱 키우기 위해 국제병원 터에 유치하고자 하는 글로벌 특화병원의 기능 확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한다.

단일 도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전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특화병원이 본격 가동되면 제2 도약을 할 발판이 된다는 논리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의약품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을 넘어 최근 세포와 유전자 치료제 등 각종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는 까닭도 궁극적으로는 ‘Anti-aging(역노화 또는 항노화)’과 연관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들이 미래 장수산업 선점을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는데, 송도의 글로벌 특화병원이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 주장대로 전 세계 노화와 장수 과학 분야 전문가들은 ‘젊은 몸으로 더 오랜 기간 살아가는 인체 2.0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다.

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AI), 유전공학, 재생의학, 생체공학 발전으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안에 인간 수명이 파격적으로 연장돼 거의 모든 인류가 장수하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장수비전펀드(수명 연장 기술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펀드)’ 설립자인 세르게이 영(Sergey Young)은 지난달 국내에 출간한 「역노화」란 책에서 글로벌 장수산업의 현주소를 전했다.

자신을 저출생·고령화와 싸우는 전사라고 칭하는 차광렬(70)차병원 연구소장도 최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암도, 알츠하이머(퇴행성 뇌질환) 같은 병도 전부 노화에서 시작한다"며 "항노화 투자는 나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운전대를 뺏기고 난 뒤에는 정말 힘들어진다"며 장수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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