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민속예술제에 참가한 광지원초 학생들.
청소년 민속예술제에 참가한 광지원초 학생들.

78년 오랜 전통을 미래 주역으로 거듭날 학생들에게 계승하는 학교가 있다. 1945년 3월 광주시 남한산성면에 광지원국민학교로 개교한 뒤 1996년 3월 현재 교명으로 바꾼 광지원초등학교다.

전교생이 60명 안팎인 소규모 학교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경기도내 어떤 학교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생이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는 광지원초등학교를 들여다봤다.

학생들의 책 만들기 활동.
학생들의 책 만들기 활동.

# 전교생이 함께하는 광지원농악

광지원농악은 학교가 자리잡은 광주시 남한산성면에서 전승하는 농악으로, 광주시 무형문화재다. 

학교는 광지원농악을 관련 교과와 새로운 체험활동으로 다시 구성해 전교생에게 제공한다. 광지원농악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축제와 교내외 행사는 물론 각종 대회에 참가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키운다. 

지난해 진행한 ‘경기교육 소통 콘서트’에서는 전통악기 부문 학생 대표로 참여해 공연을 했다. 올해는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열린 제15회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 정기공연에서 전문가들과 학생들이 함께 연주했다. 해당 공연은 광주시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돌아보려고 기획했다.

학생들은 광지원농악을 체험하면서 평소 생소하던 전통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한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와 마을 전통을 이어가며 지역공동체 일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키운다.

농악 특성상 함께 연주하고 대형을 바꾸는 협업이 중요한데, 학생들은 같이 연주하고 음악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협동의 소중함을 느낀다. 또 크고 작은 무대에 서는 경험이 비록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는 즐거움과 자신감을 기른다.

학생자치회 행사.
학생자치회 행사.

# 학생자치회 중심 교육활동

학교 학생자치회는 계절별로 전교생이 함께하는 행사를 직접 기획·운영한다.

행사를 주최하는 학생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의견을 수렴한 뒤 계획을 세우고 점검한다.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에는 스스로 되돌아보는 평가 과정도 거친다.

참여 학생들은 선후배와 함께하는 행사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진정한 자기주도성을 키울 기회를 얻는다.

지난 여름 학생자치회는 ‘신나는 여름방학맞이 물총놀이 행사’를 기획했다. 당시 어떻게 물총놀이를 할지, 전교생이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지만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회의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러한 학교만의 도드라진 활동이 학생들에겐 큰 힘이 됨은 물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나침반’이 된다.

방은찬(6년)군은 "학교 교육활동은 나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 선후배와 함께하는 활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자연스러운 학교활동으로 협동심을 키웠고, 서로 격려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전문가와 합동 공연을 펼친 학생들.
전문가와 합동 공연을 펼친 학생들.

# 공동체 의식 함양

학교는 6학급 작은 규모지만, 인근 다른 학교와 연합해 행사를 하면서 더 큰 지역공동체로 발전한다. 산곡·분원초와 함께 각자 특색을 살린 행사를 계획해 추진한다. 산곡초는 해마다 봄이면 학교 텃밭을 활용해 모내기 행사를 하는데, 학교는 이에 맞춰 산곡초를 찾아 농악공연을 한다. 이는 조상들이 모내기를 할 때 농사 어려움을 농악의 흥으로 이겨 내고 서로 돕는 미풍양속을 계승하려고 기획했다.

이 밖에 축구를 비롯한 친선경기도 학교 간 교류활동 차원에서 진행한다. 광지원초는 올해 연 제12회 광주시 유소년 축구대회 2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광주하남 학교스포츠클럽 축구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교들과 교류활동으로 서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 인터넷신문부 운영

학교는 홈페이지 말고도 인터넷신문부를 운영한다. 2020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교와 지역에서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 글을 쓴 뒤 교사와 학생 간 피드백을 거쳐 인터넷신문 홈페이지에 싣는다. 처음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잘 모르던 학생들도 소소한 주제도 글이 된다는 사실을 차츰 알게 됐다. 서로 작성한 글을 칭찬하고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글이 무엇인지 익힌다.

학생들은 이 같은 활동으로 글쓰기뿐만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리는 안목을 기르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는다.

# 백원렬 교장 미니 인터뷰

2019년 3월 제33대 교장으로 부임한 백원렬 교장은 "광지원초는 남한산성 아래 사계절이 아름다운 배움터에서 미래를 위해 도전하며 아름다운 꿈을 키우고 행복을 가꾸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교생이 60명 안팎인 작은 학교지만,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전교생이 광지원농악을 계승함은 물론 전통을 이어가는 노력을 한다"고 전했다.

백 교장은 가장 큰 자랑거리로 배려하는 마음을 비롯한 학생들의 인성을 자신 있게 꼽았다.

그는 "예를 들면 급식실에서 줄이 줄어들지 않아 가 보니 몸이 불편한 친구나 어린 학우들에게 양보하는 상황이었다"며 "평소에도 남녀, 학년 구분 없이 방과 후 시간 또는 점심시간에 같이 어울려 운동과 놀이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응원하고 힘을 주는 끈끈함도 광지원초만의 매력"이라고 부연했다.

백 교장은 앞으로 학생들이 삶의 주체로서 스스로 실천하고 성장하도록 다양한 인성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어떤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부모, 친구, 선후배, 지역사회, 나아가 세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적극 가르쳐야 한다"며 "학교 밖 지원을 강화함은 물론 삶과 연계한 교육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장은 "학교는 큰 나침반을 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한 자신과 행복한 사회를 만들지 고민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기초·기본교육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성장하면서 진정한 배움과 역량을 키우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광지원초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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