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오이도 갯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관광객들.
시흥 오이도 갯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관광객들.

바다가 물러나고 나면 갯벌은 그제서야 얼굴을 드러낸다. 고요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안에는 여러 해양생물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뻘 속에서 제 몸을 키워 내는 조개와 바쁜 걸음으로 길을 터는 작은 게들, 각기 다른 모양새와 방식으로 갯벌에서 삶을 산다.

만조와 간조가 다른 바다의 모습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쉼을 누리지만, 갯벌의 진가는 직접 그곳에 발을 내디뎠을 때 온몸으로 느낀다. 발을 감아오는 보드라운 갯벌 속살이나 활기찬 생명들의 움직임 자체로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이 가을, 시흥시 오이도 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 준비한 갯벌 체험이 관광객을 기다린다.

갯벌체험에서 수확한 조개.
갯벌체험에서 수확한 조개.

# 몸으로 느끼는 갯벌 생명력

오이도는 섬이 아닌 섬이다. 본래 섬이었지만 1922년 염전을 만들려고 제방을 쌓아 육지와 연결했다. 1980년 시화지구 개발사업으로 오늘날 모습이 됐다.

갯벌 생태 체험과 갯벌썰매를 비롯해 갯벌에서 즐길 만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수산물어시장, 횟집, 조개구잇집에서 즐기는 해산물은 별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오이도 휴양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갯벌 동식물을 관찰하고 해양생태계를 직접 체험 가능하기에 가족·친구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장화를 신고 갯벌을 철벅거리다 보면 그 안에서 소생하는 생명들과 마주한다.

지난해 해양수산부 주관 어촌관광사업 평가에서 경기도 유일 1등급에 선정됐고, 지난 한 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3만8천여 명이다.

# 오이도 휴양마을 갯벌 체험

어촌 체험 프로그램은 해마다 4월부터 11월 초까지 진행하는데, 물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체험시간은 날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이르면 오전 9시부터 체험 가능하고, 최대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정확한 체험 시간은 어촌체험휴양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갯벌에서 이동을 용이하게 할 장화와 조개를 캐고 담을 호미와 바구니는 마을에서 빌려 준다. 모자와 장갑, 여벌 옷과 수건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오이도 박물관.
오이도 박물관.

더구나 올해는 체험객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하려고 지역화폐 시루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오이도 어촌체험휴양마을 매표소에서 시루 지류권과 모바일 시루 결제 이용이 가능해져 이용객들의 편의와 접근성이 한층 높아졌다.

갯벌 체험 후에는 근처 수산시장에서 해산물 맛에 빠져 보자. 갯벌을 둘러싸고 펼쳐진 수많은 음식점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 갓 잡은 활어의 신선함부터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까지 오이도에서 즐기는 미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선사유적공원에 전시된 신석기 선사인 조형물.
선사유적공원에 전시된 신석기 선사인 조형물.

# 오이도박물관부터 선사유적공원까지

시흥시 최초 공립박물관인 오이도박물관도 문화 거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상설전시실·어린이체험실·교육실·카페테리아를 조성했다.

선사시대 주거 형태, 먹을거리와 농경문화 들 오이도 역사를 모형과 인형으로 만들어 쉽고 재미있게 관람 가능하고, 어린이체험실까지 있어 가족과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신석기 생활사와 시흥 문화유산코너에서는 오이도·능곡동·방산동을 비롯해 시흥지역에서 출토한 매장문화재도 만난다. 카페테리아 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해넘이와 바다 모습도 색다른 경험이다.

11월까지 시민예술가 작품을 소개하는 오이도박물관 시민 테마전.
11월까지 시민예술가 작품을 소개하는 오이도박물관 시민 테마전.

게다가 11월까지는 시민예술가 작품을 소개하는 ‘2023 시흥오이도박물관 시민 테마전’을 진행한다. 시흥 역사·문화·생태·자연을 시민 시각으로 해석한 특별한 작품들을 만나 볼 기회다. 

운영시간을 비롯해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오이도박물관&선사유적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오이도에서 얼마간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선사유적공원을 만난다. 선사유적공원은 우리나라 중부 서해안 지역 대표 선사 유적지다.

선사유적공원 전망대에서 가을 바다를 즐기는 관광객.
선사유적공원 전망대에서 가을 바다를 즐기는 관광객.

오이도 곳곳에서 신석기시대 패총 유적을 확인하면서 2002년 섬 전체를 국가사적 제441호(시흥 오이도 유적)로 지정해 보존한다. 아름다운 서해안 낙조를 감상하는 전망대와 오이도 유적을 이해하고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배우는 패총전시관이 대표 격이다.

선사체험마당과 움집 체험이 가능한 아영마을에서는 다양한 교육을 진행한다. 더구나 공원 곳곳에 설치한 선사인들의 조형물은 산책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사진=<시흥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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