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WMD(대량살상무기)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마다 군사력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굳게 연대해 힘을 모을 때, 그리고 원칙에 입각해 일관되게 행동할 때 어떠한 불법적인 도발도 차단한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무기와 군수품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보건,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진다"며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세 가지 분야 격차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가겠다"며 "한국 정부는 올해 긴축 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ODA 정부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취약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 나가면서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하도록 그린 ODA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는 곧 경제 격차를 의미한다"며 "한국은 디지털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오·남용이 만들어 내는 가짜 뉴스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자유가 위협받고, 시장경제가 위협받고, 미래 또한 위협받는다"며 "대한민국은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지지도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하기 위해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한다"며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세계 시민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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