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우 보건학 박사
한현우 보건학 박사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환자의 경우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고 유언도 남기고 세상을 떠나지만, 치매환자는 사랑하는 가족은 물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떠난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약 84만 명(유병률 10.3%)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돼 기억력, 언어력,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원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치매의 75.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 밖에도 혈관성 치매, 파킨슨 증상을 동반한 치매, 알코올성 치매, 두부 외상으로 인한 치매 따위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 기능 이상을 동반한 이후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한다.

중앙치매센터가 제시한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4개 항목 중 6개 항목 이상에서 ‘예’라고 응답할 경우 치매를 의심하고 조기 진단을 받는 편이 바람직하다.

①기억력에 문제 있나요? ②기억력은 10년 전에 비해 저하됐나요? ③기억력이 동년배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하나요? ④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나요? ⑤최근 일어난 일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⑥며칠 전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⑦며칠 전 한 약속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⑧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⑨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⑩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나요? ⑪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나요? ⑫가게에서 사려고 하는 두세 가지 물건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⑬가스나 전깃불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⑭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를 기억하기 어려운가요?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활동은 두뇌 회전을 많이 시키는 놀이나 독서다. 건전한 수준의 게임, 바둑, 카드놀이와 같은 종합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놀이가 도움이 된다. 신문,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생선과 채소 등 5대 식품을 지속 섭취해야 한다. 호두는 뇌와 비슷해 뇌 기능 유지에 좋은 식품이다. 등푸른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인 DHA가 뇌를 보호하고 시금치·케일 등 잎이 많은 녹색잎 채소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뇌와 장은 연결돼 있어 요구르트를 섭취하면 기억력 유지에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항산화성분이 탁월해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걷기 운동은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치매환자의 경우 자존감을 지켜주며 생활환경을 단순화해야 한다.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처럼 건전한 취미생활을 갖도록 해 줘야 한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수칙 ‘3권(勸) 3금(禁) 3행(行)’을 제시했다. 3권은 1주일에 3번 이상 걷기(운동),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식사), 부지런히 읽고 쓰기(독서)이고 3금은 금연, 절주, 뇌 손상 예방이다. 3행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3가지를 정기 점검하기(건강검진), 가족·친구와 자주 연락하고 만나기(소통), 치매 조기 검진(조기 발견)이다.

치매전문가 H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 ‘생각 바꾸기’를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첫째 생각을 건전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둘째 각오하고 금주와 금연하자. 셋째 바른 자세로 활기차게 걷자. 넷째 꾸준히 뇌 건강 식단을 마련하고 즐겁게 섭취하자. 다섯째 기쁘게 이웃을 위해 봉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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