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99%에 육박한다.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 지경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하루 반나절을 버틸지도 의문이다. 

기자 역시 2G 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겪었음에도 어딜 가나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쥐고 다닌다. 집에 있을 때도, 직장에서도, 화장실에서도, 하다못해 잠을 자기 전까지 24시간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나 지하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시절을 어떻게 버텼는지 이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예전에는 신문을 보거나 멍을 때리거나 잠을 청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80% 이상이 도착지까지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이제는 어린아이들도 스마트폰과 일상을 보낸다. 예전처럼 엄마가 집안 곳곳을 쫓아다니면서 밥을 먹이는 일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는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 두고 편하게 먹이는 모습이 흔하다.

초등학생들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보다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아이템을 찾는 일상이 자연스럽다. 사진을 인화해 앨범에 간직하는 일보다 SNS에 사진을 올려 좋아요를 많이 받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스마트폰으로 정말 편한 일상을 보내지만 아날로그 삶도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 신문을 손으로 넘겨 가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읽던 시절, 바깥 풍경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던 지하철, 친구와 스마트폰 게임이 아닌 술래잡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네를 하던 시절 말이다.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차츰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 시절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 스마트폰에 얽매여 어린 시절 추억이 많이 사라지는 듯해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추억을 쌓기에는 스마트폰 화면이 운동장보다 너무 작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보면서 몸으로 느끼는 일상을 보내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하루 정도는 스마트폰 없이 세상과 단절한 채 편안한 일상을 보내 보면 어떨까.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