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2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병원진들의 협업으로 생후 175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한 사례가 알려졌다.
 

4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4월 5일 쌍둥이를 임신 중이던 김모 씨가 아주대병원 응급실로 급하게 이송됐다.

당시 김 씨는 임신 4개월이 조금 넘은 시기로, 출산 예정일이 6개월이나 남은 상태였기에 급하게 고위험 산모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료진에게 전원됐다.

초음파검사 결과 첫째 태아는 양수 과다증이, 둘째 태아는 자궁 뒤편에 있고 양수 과소증이 있어 쌍태아 간 수혈증후군으로 의심됐다.

쌍태아 간 수혈증후군은 다태아가 태반을 공유하면서 혈류 불균형으로 엄마가 아닌 태아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수혈을 받는 태아는 과도한 혈액의 유입으로, 수혈을 하는 태아는 혈액 부족으로 모두 위험한 상황이다.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은 응급처치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계속 나오려고 해 응급 분만을 진행했다. 이에 같은 달 6일 첫째가 22주 2일 만에 420g으로 태어났지만 둘째는 안타깝게도 사산된 상태로 분만됐다.

태어난 아기는 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보육기 들의 집중 치료를 받았다.

엄마 배 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420g 초미숙아였기에 혈관이 미성숙해 약물 투약을 위한 정맥로 확보가 매우 어려웠지만 신생아집중치료실 박문성 교수팀(이장훈·최서희·서융아 교수)은 숙련된 간호사들과의 협업으로 어려운 순간들을 무사히 이겨 냈다.

또 태내에서 존재하는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계속 닫히지 않아 생후 43일째 심장혈관흉부외과와 협업으로 동맥관 결찰술을 시행했다.

수유 진행이 어려웠던 상황이었으나 김 씨의 적극적인 모유 제공으로 생후 79일째에는 경관(입줄) 수유를 했다.

생후 106일째 미숙아 망막증에 대한 레이저 수술을 시행했으며, 이후 경구 수유와 산소 치료를 끝내 9월 27일 생후 175일째 3.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최서희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하도록 애써 주신 의료진 그리고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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