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달덕 정신인 지(智)·인(仁)·용(勇)을 중심으로 미래 인재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는다. 주인공은 바로 2018년 광주시 태전동에 자리잡은 태전고등학교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아직 스며들지 않은 신생 고등학교지만 다른 학교와 차이가 나는 교육활동으로 학생 마음을 사로잡는다.

태전고 교육 방향은 알파벳 ‘A·B·C·D’로 표현한다. A는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프로젝트 활동인 ‘Autonomy buildup’(자율성 강화)을, B는 나를 넘어서 우리를 돌아보는 실천 활동인 ‘Beyond myself’(나를 넘어서)를 뜻한다. C는 세계시민성을 키우는 체험 중심 다문화 이해 활동인 ‘Cultural understanding’(문화 이해), D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디지털 윤리의식 강화 활동 ‘Digital ethics’(디지털 윤리)를 각각 의미한다.

이처럼 배움을 즐기며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려고 노력하는 태전고를 들여다봤다.

광주 태전고 학생자치회와 학부모들이 탄소중립 실천 교육공동체 연합 발대식을 갖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광주 태전고 학생자치회와 학부모들이 탄소중립 실천 교육공동체 연합 발대식을 갖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 실천 활동에 앞장

태전고는 지난 5월 태전지역 중등 3개 교(광남중·태전중·광남고)와 함께 ‘탄소중립 실천 발대식’을 열었다. 태전지역 학생들이 등·하교할 때 학부모 차로 인한 학생 안전문제 개선 방안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교육공동체 연합 발대식으로 진행했다.

태전지역은 출퇴근시간대 상습 정체구역으로 교통에 문제가 많고, 학부모 차로 인해 학생 안전도 위협받는다. 태전고는 이런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 문제를 접목해 함께 해결하려고 인근 학교와 긴밀하게 협의했다.

탄소중립 실천 발대식에는 학생자치회 대표 70여 명과 학부모 대표 30여 명을 비롯해 지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모였다. 4개 학교 학생회장 사회로 경과보고를 비롯해 탄소중립 필요성, 앞으로 실천계획을 설명했다. 또 각 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포스터와 카드뉴스, 영상도 함께 봤다.

이 말고도 현재 학생들이 살아가는 정보사회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직접 조사·발표하는 ‘디지털 세계시민 주제 프로젝트’ 활동도 한다.

대표 활동은 지역사회 장애인 기관에 1학년 학생들이 연말연시 직접 만든 케이크를 전달하는 ‘광주시 장애인 주간돌봄센터 사랑의 케이크 전달’이다. 

또 중요성을 나날이 강조하는 정보·기술과 접목한 프로그래밍으로 학우들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에 필요한 자료도 직접 제작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에 수집 자료를 전시해 모두에게 공유한다.

학생 주도 교과목 융합형 프로젝트인 학수고대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학생 주도 교과목 융합형 프로젝트인 학수고대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 학생 주도 활동과 다양한 분야별 활동

태전고는 다양한 학생 주도 활동을 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학생 주도 교과목 융합형 프로젝트 활동인 ‘학수고대’와 학생 선택 자율 교육 활동인 ‘꿈 바구니’가 있다.

학수고대는 각 교과목에 학생들이 모여 멘토 교사, 대학생 멘토와 함께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수업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단 학생들은 프로젝트 활동으로 협업 능력, 리더십,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른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한 수업으로 개개인 분야를 탐색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꿈 바구니는 다양한 분야 강사를 초청해 강연과 실습으로 적성을 키우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이 활동으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고 탐색 기회를 가지며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더욱 깊이 탐구한다.

이 밖에도 참여 가능한 다양한 분야별 행사와 활동이 어우러진다.

교과 수업으로는 하지 못하는 활동을 학생들에게 행사 또는 프로그램 활동으로 따로 제공한다. 대표 활동으로는 ‘나도 작가’라는 학생 책 쓰기 활동과 ‘천체관측’ 같은 참여형 활동이 있다. 이로써 교과 수업에 부족한 활동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학습을 즐기며 더욱 유연한 사고를 기르도록 돕는다.

2학년 정모 양은 학생 주도 활동에 대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구성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지금까지 수업처럼 형식에 치우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더욱 깊이 배우고 싶은 부분을 주제로 삼아 수립하는 과정이 정말 즐겁다"며 "다양한 종류의 유익한 활동을 훌륭한 선생님들의 지도로 경험함으로써 원하는 능력을 쌓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태국 파야오 고등학교와 국제교류 활동에 나선 태전고 학생들.
태국 파야오 고등학교와 국제교류 활동에 나선 태전고 학생들.

# 글로벌 참여형 학습

태전고는 2020년부터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학생들에게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하려는 취지에서다. 또 다른 학교나 다른 나라 학생들과 교류해 공동체 의식과 글로벌 리더십 능력을 함께 키운다는 장점도 있다.

우선 유네스코 동아리 평행세계(평화롭고 행복한 세계시민 동아리)를 활성했다. 2년째 학생 스스로 운영 중인 동아리로, 담당 교사와 협력해 유네스코 활동을 한다.

대표 활동으로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판 뒤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다른 나라와 교류하기도 한다. 지난 1년간 태국과 싱가포르, 일본과 온라인 화상 국제 교류활동을 해 서로의 문화나 학교에 관해 교류한다.

국제 교류 활동 연장선으로 태국 파야오 학교와 협업해 태전고 학생 20명이 태국으로 국제 교류를 다녀왔다. 태국 참전비를 방문했고, 약 두 달에 걸쳐 프로젝트 활동 준비를 함으로써 태국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렸다.

이처럼 글로벌 참여형 학습으로 학생들에게 다른 나라와 교류할 기회를 제공해 문화 다양성과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도록 한다.

이 말고도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디지털 인성교육도 한다. 학생들은 디지털 시민으로서 디지털 윤리 필요성을 인식하고, 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된 미디어 활동으로 디지털 시대에 인성을 갖춘 디지털 시민 역량을 강화한다.

# 구정미 교장 미니 인터뷰

2021년 9월 제3대 태전고 교장으로 취임한 구정미 교장은 "학생이 참여하는 공간 재구조 사업을 지원해 지성·감정·의지를 균형 있게 갖춰 원만한 인격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구 교장은 "인성이 지(知)·정(情)·의(意)를 갖춘다는 의미를 포함한다는 뜻에서 교육과정에 녹여야 한다"며 "학교의 본질인 교과 수업이나 진로와 연계해 자신의 성장을 꿈꾸는 학교 자율과제, 학생 주도 학교 자율과정인 ‘학수고대’, ‘앎과 삶’을 연계해 공동체성과 협력을 기르는 활동을 중점 진행한다"고 했다. 이어 "학교 인성교육과 교육활동은 전 생애 기반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학교 가장 큰 자랑거리로는 학생자치회 활성을 꼽았다.

그는 "학교 모든 교육활동 중심에 학생자치회가 있다 보니 학생 주도 교육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며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행동하는 학생자치회가 태전고 자랑"이라고 했다.

구 교장은 "학교 모든 교육활동은 학생들이 지성·감정·의지를 두루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 자신의 강점으로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하는 일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모든 교육활동은 학부모, 지역사회와 함께 더욱 내실을 꾀해 학생들의 성장을 돕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광주 태전고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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