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박물관 전경.
여주박물관 전경.

여주대교를 건너 천년 고찰 신륵사 방향으로 따라가다 보면 시원하게 펼쳐진 초록 대지 위에 검은색 큐브 형태 건축물이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우뚝 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건축물이 바로 여주 역사문화 랜드마크인 여주박물관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여강과 마암 기암절벽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아 감탄을 자아낸다.

2016년 새로 건립한 이 건물은 황마(黃馬·누런 말)와 여마(驪馬·검은 말)가 승천했다는 여주 지명의 유래가 되는 강 건너 기암절벽 ‘마암(馬巖)’을 향하는데, 여마를 상징하는 건축물에 여주 역사를 담은 공간으로서 ‘여마관(驪馬館)’이라고 부른다. 높은 건축 완성도와 함께 건립 부지의 역사 의미까지 담아낸 이 건축물은 2017년 여러 건축상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험고고학 체험 교육.
실험고고학 체험 교육.

여주박물관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지역 공립 역사박물관은 그 지역의 역사·지리·민속·사회 같은 유물과 자료를 수집·보존·연구·전시·교육하는 곳이다. 이런 목적으로 여주시는 여주군 시절인 1997년 여주군향토사료관을 개관했고, 2000년 2종 공립박물관으로 등록했다.

향토사료관은 2008년 여주를 대표하는 문인 묵사 류주현 선생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열었는데, 이를 계기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을 추가 설치했고 경기도 심사를 거쳐 1종 전문 ‘여주박물관’으로 승급했다.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민과 관람객은 박물관의 확대한 교육 기능과 지역주민들 간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 즉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문화 소비 욕구를 충족하는 복합문화공간을 기대한다. 그러나 당초 사료관 건물이 지닌 근본 한계 탓에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주군향토사료관 개관식.
여주군향토사료관 개관식.

이에 여주시는 2010년 여주박물관 신축 계획을 수립했고, 2012년 도 투자심사와 문체부 사전평가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현상설계 공모 방식으로 우수한 설계업체를 선정해 설계를 진행했고, 2014년 6월 착공해 2016년 7월 신축 여주박물관 개관식을 열었다.

여주박물관 신관(여마관) 건립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각 기관에 흩어진 국가 귀속 유물을 모아 새로운 여주박물관에 전시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각 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요한 국가 귀속 유물을 확보했다.

이 말고도 꾸준하게 유물을 구입하고 기증했다. 더구나 지역 명문가나 유물 소장가와 좋은 신뢰 관계를 쌓으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우수한 유물을 확보했다.

새로운 여주박물관 운영에 역점을 둔 분야 중 하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 강화였다. 2006년부터 전통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다양한 계층이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에 신관에도 강의실을 추가 조성하고 교육·체험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무엇보다 질 높은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려고 박물관 교육사를 별도 채용했다.

이에 따라 어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전통문화 강좌와 박물관대학, 인문학 강좌를 운영 중이다.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들 다양한 연령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임무를 톡톡하게 수행한다.

전시 해설을 듣는 관람객들.
전시 해설을 듣는 관람객들.

게다가 어른 대상 전통문화교육은 7개 강좌를 진행 중인데, 그 결과물을 박물관에서 전시회나 공연 방식으로 열어 강좌에 참여한 시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 이들 강좌 수강생들은 동아리반을 결성해 꾸준히 작품활동에 매진하면서 전국 민화 공모전이나 한지 대전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주박물관은 관내 공사립박물관이 함께 참여하는 ‘여주시 공사립박물관 연합 체험 한마당’을 진행 중인데, 여주시 통합 공사립박물관·미술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한다.

여주시 대표 공립박물관으로서 관내 공사립박물관들과 소통하고 협력해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여주박물관은 해마다 여주 역사문화를 주제로 특별기획전과 학술대회를 열고 박물관 학술총서 발간, 매장문화재 학술 발굴조사, 새로운 ‘여주시사’ 편찬사업 추진 들 여주를 대표하는 학술기관 임무도 충실하게 수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여주박물관은 이러한 다양한 활동 내용을 정리해 해마다 「여주박물관 이야기」라는 박물관 소식지를 발간한다. 2016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22년 활동 내용까지 7번째 소식지를 발간했는데, 여기에는 박물관 학예사 연구 원고, 특별기획전, 교육·체험, 학술 연구, 차기 연도 운영 계획을 담는다.

여주박물관은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2022년도 공립박물관 평가 인증’에서 우수박물관으로 선정됐다.

더욱이 평가 인증으로 여주박물관은 2017년부터 시작한 ‘공립박물관 평가 인증’을 3회 연속 받아 내실 있게 운영한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

전망이 좋은 여주박물관 카페테리아.
전망이 좋은 여주박물관 카페테리아.

이 전부를 함께한 주역은 구본만 여주박물관 팀장이다. 1998년 여주군향토사료관 학예연구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현재 여주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여정을 함께한 구 팀장은 "여주 역사는 여강과 함께 발전했다. 여주박물관은 그 역사를 여마를 상징하는 검은색 건물 안에 우수한 유물과 다양한 전시 방법으로 관람객이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며 "여주박물관을 찾는 많은 시민과 관람객들이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으로 여주 역사와 문화를 알고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인문학 욕구를 충족하고, 전망 좋은 박물관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한잔하며 즐겁게 휴식을 즐기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주박물관 직원들은 여주박물관이 시민과 관람객에게 사랑받는 복합문화시설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주 대표 공립박물관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여주박물관. 여주시민은 물론 많은 여행객에게도 여주 역사와 문화 체험 공간으로, 또 쉼(休) 공간으로 계속 발전할 여주박물관의 다음 행보를 더욱 기대한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사진= <여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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