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를 폐쇄하기보다는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유지하자는 지역주민들 목소리가 커진다. 대체매립지 부지 확보도 쉽지 않은 데다, 이를 위한 4자 협의체 논의가 지지부진해서다.

5일 시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시 서구 오류동과 백석동, 김포시 양촌읍 학운리에 걸친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이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정권을 막론하고 뜨거운 감자다. 당초 2016년 사용을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해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는 2015년 4자 협의체를 열어 3-1공구 매립 때까지 연장했다.

4자는 매립 완료 시점을 2025년까지로 예상하고 이때까지 대체매립지를 확보해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선7기와 8기에 걸쳐 대체 부지 확보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직매립 종료’를 선언하고 영흥도에 자체매립지를 마련했으나, 이에 동의하지 않은 서울과 경기는 별도 대체매립지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두 차례 공모 절차까지 거쳤는데도 응모한 지자체가 없어 실현하지 못했다.

민선8기 유정복 시장 역시 자체매립지보다는 4자 합의 정신에 따라 대체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며 당초 자체매립지를 없는 일로 하고 수년째 답보 상태인 4자 협의체를 다시 가동했다. 그러나 이 역시 대체부지 조성을 놓고 시도 간 이견으로 논쟁은 평행선을 달리며 윤석열 대통령과 유정복 시장 공약사항인 수도권매립지 폐쇄는 요원해졌다.

더구나 생활폐기물 반입량 감소와 2026년 직매립 금지로 소각재 매립만 허용함에 따라 수도권매립지 3-1공구 매립 완료 시점은 2025년이 아니라 2050년까지 25년 이상 연장 가능성도 제기돼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이 같은 문제에 부딪히면서 그동안 매립지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던 서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은 "항상 매립지 종료는 말만 나오고 대체부지 확보도 지지부진하다"며 "종료가 어렵다면 차라리 대체부지 조성 비용으로 폐기물 운반트럭 전용 지하도로 건설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면서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시민 정서를 고려해 매립지를 서구에 놔두기는 어렵다고 본다.

시 관계자는 "매립지를 서구에 놔둬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나오긴 하지만 현실에 비춰 어렵다"며 "매립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인천시민 정서가 형성돼 설득 가능성이 낮고, 최근 4자 협의체에서 대체부지와 관련한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가는 만큼 대체부지를 찾겠다"고 했다.

정성식 기자 js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