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11일 쉐라톤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436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오펜하이머의 역설:오펜하이머의 핵폭탄부터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까지’란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오펜하이머는 리더십을 갖춘 뛰어난 인물로, 수많은 과학자들을 모아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며 "꾸준한 연구로 증명된 과학이 폭탄으로 구현되기까지 가장 먼저 마리 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론물리학자인 김 교수는 "마리 퀴리가 19세기 말 발견한 방사능 물질은 단순 발견이 아닌 물리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부연했다.

마리 퀴리는 원자와 원자핵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리고 원자핵 문을 열었다. 이 연구 덕분에 후속 연구가 이어졌다. 이후 제임스 채드윅이 발견한 중성자로 우라늄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핵분열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됐다.

중성자와 충돌한 우라늄 원자핵에서 나온 2개 중성자는 연쇄 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한다. 이 연쇄 핵분열 반응이 원자폭탄 원리다. 핵분열 연쇄반응을 급격히 진행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해 폭탄이 되고, 반응을 서서히 진행시키면 원자로가 돼 열(에너지)을 얻는다.

김 교수는 "원자력발전은 안전문제보다 고준위 핵폐기물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이 에너지는 우리 삶에서 포기 못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후속 세대를 생각해서 반드시 대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로는 핵분열 반응을 천천히 일으켜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가벼운 핵들이 많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 방사선이 강한 폐기물을 고준위 핵폐기물이라고 한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공유지 비극을 유발한 초유의 사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될 오염수 방류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과학적으로도 명백하게 알 길이 없다"며 "바다는 함께 쓰는 공유지로, 누군가 침범하고 파괴한다면 공유지가 길을 잃고 다른 나라도 따라 나서는 선례를 만들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과학은 우리가 사는 터전을 연구해 인류 문명을 이룬 큰 기둥이다"라며 "기초과학 연구는 짧은 기간에 드러나지 않는 만큼 꾸준한 연구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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