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다시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하락과 충전 전기비 인상, 충전 인프라 부족은 물론이고 전기차 화재 같은 여러 악재가 쌓이면서 하이브리드차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기차 단점을 가장 크게 줄이는 방법은 결국 차값 하락이다. 이를 위해 제작사가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 빠른 방법은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 배터리 가격을 무작정 낮출 순 없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인 NCM배터리 대신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지만 가격이 낮은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인 LFP배터리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LFP배터리는 NCM배터리 대비 약 30% 정도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최근 셀투펙(Cell to Pack) 같은 공정기술 개선으로 상당 부분 에너지 밀도를 개선했다. 

우리가 국내 배터리 3사를 기반으로 NCM배터리를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는 상황에서 LFP배터리가 실질적인 경쟁자로 등장했다. 경·소형 모델을 중심으로 현재 국산 전기차 여러 모델에 중국산 LPF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기아의 ‘레이’ 전기차와 곧 출시되는 EV5는 물론이고 현대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에도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KG 모빌리티인 EVX에도 중국 BYD의 LFP배터리가 탑재됐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환경문제다. 전기차 폐차 후 배터리 상태에 따라 재사용이 가능하나 그 이후에는 결국 분해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은 앞으로 환경 측면의 고려는 당연하고, NCM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은 물론 니켈, 코발트 같은 고부가가치 원료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내포했다. 

앞으로 배터리 재사용이나 재활용 분야는 전기차 폐차 시기와 더불어 중요한 미래 ‘도시 광산산업’으로 부각할 것이다. 심지어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중국산 LFP배터리는 리튬 외엔 건질 만한 재료가 없어 환경 비용이 크게 부각되는 만큼 상당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이미 주로 사용 중인 중국 내에서는 전기차용 LFP배터리를 비용 부담 탓에 재활용 과정을 거치지 않고 땅에 그대로 묻는다고 알려졌다. 

추후 환경적 부담으로 주변 오염은 물론 심각한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 당장은 중저가 모델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LFP배터리를 사용할 테지만 이후 폐차 시 등장하는 LFP배터리의 환경적 부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대책이 크게 요구된다. 현재 내연기관차의 경우 전체 95% 정도를 재사용·재활용하고, 실질적인 유해 폐기물은 별도 처리할 정도로 환경적 리사이클링이 구축됐다. 그러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무게도 차량당 500㎏ 이상이고 부피도 큰 만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다. 

해결 방법은 초기 신형 LFP배터리에 환경비용을 추가해 탑재하는 것이다. 전기차 폐차 후에는 추가적인 환경 부담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만큼 초기 부가된 비용을 활용해 폐차 시 배터리 환경 비용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환경부도 이에 대한 환경 비용을 LFP배터리에 포함시키는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 사용하는 LFP배터리를 탑재한 국내 모델들도 폐차 시 폐기물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좁은 땅덩어리에 오염원이 크게 포함된 부품을 묻을 순 없기 때문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