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우 보건학 박사
한현우 보건학 박사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 그래도 풍요로운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농부들의 바쁜 모습에서 수확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안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가을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치들의 합창 소리, 참새들의 짹짹 소리, 매미들의 대합창, 여인네들의 웃음소리, 모두 다 가을을 환영하는 소리다.

동네 한 바퀴 돌다가 툭하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밤 한 톨이 떨어져 있다. 주변에 여기저기 떨어진 알밤들이 지천이다.

새파란 가을 하늘이다. 하늘에 돌을 던지면 퐁당하고 소리가 날 듯한 파란 하늘이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길가에는 백일홍, 코스모스, 맨드라미, 국화 등 가을꽃이 제철 만난 듯 활짝 피었다. 안양천 주변에는 사이클링하거나 걷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체력은 국력이자 개인의 능력이다.

장수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하고 장수한지는 주관적 잣대가 따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구약성경 창세기(2:7)에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고 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70여 개 원소로 구성돼 흙의 성분과 동일하다고 한다. 토기장이가 질이 가장 좋은 진흙으로 질그릇을 만들 듯이 조물주께서 인간을 만들 때 가장 우수한 형질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예레미야서(18:4)에 "진흙으로 만든 그릇이 토기장의 손에서 터지매 그가 그것으로 자기 의견에 좋은 대로 다른 그릇을 만들더라"고 해 토기장이가 자기 의견대로 선한 그릇을 만들더라고 표현했다. 

창세기(6:3)에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고 해 인간의 수명을 120년으로 제한했다.

장수인으로 귀하게 쓰임 받은 대표 인물을 성경에서 찾아보자. 모세는 이스라엘의 종교적 지도자이며 민족 영웅이다. 모세가 120세까지 장수한 비결로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백성들과 함께 꾸준히 걸었다. 그는 80세 나이에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가 돼 장정만 6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무리를 이끌고 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면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향해 40년간 사막길을 걸었다.

다른 하나는 온유한 성품이다. 민수기(12:3)에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해 성품이 온유함을 설명한다. 신명기(34:7)에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고 해 모세가 죽기 직전까지 건강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장수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내용은 다음 10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첫째, 지나간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둘째,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셋째, 유행과 허세로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 넷째,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다섯째,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린다. 여섯째, 부질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 일곱째, 꾸준히 무엇인가 하려고 몰두한다. 여덟째,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활한다. 아홉째, 과식하지 않고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 열째,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책이 있다. 걷기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한 책이다. 반면 빈둥빈둥 무위도식(無爲徒食)하면서 침대에 눕는다면 그 순간부터 건강은 망가진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성품이 날카로운 사람은 자신의 수명을 깎아 먹는다. 모세는 성품이 온유하고 걷기운동으로 120세까지 장수했다.

인간은 조물주가 가장 우수한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미남 또는 추남,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 백인이나 흑인 등 피부색에 관계없이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릇은 담는 내용물에 따라 밥을 담으면 밥그릇, 국을 담으면 국그릇, 금을 담으면 금그릇이 되듯이 인간은 그릇에 어떤 꿈을 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인간이 귀하게 대접받는 금그릇이 되려면 귀한 물질을 담도록 잘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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