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중에게 인기를 끌고 강렬한 울림을 줬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발달장애인이 주인공이다. 드라마 속 우영우가 장애를 딛고 비범한 능력을 발휘한 데는 가족과 친구, 이웃 들 주변 사람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함께 만든 덕분이다.

이렇듯 변화와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은 어딘가에서 이어진다. 수원시도 올해 초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수립해 그 노력에 힘을 보탠다. ‘우영우’가 드라마 속에만 존재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지원을 담은 수원시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들여다본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과 수원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발달 지연 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과 수원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발달 지연 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이른 발견부터 자립까지 생애주기별 복지 로드맵

수원시 인구 120여만 명 중 4%에 해당하는 4만4천300여 명이 장애인으로 등록했다. 이 중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자폐성장애인)은 10% 수준인 4천600여 명이다.

전체 장애인에서 발달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은 편이지만 몇 년 새 증가세가 뚜렷하다. 2018년(3천800명) 이후 계속 늘어 5년 동안 21.3%(800여 명) 증가했다.

시는 이들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종합대책에는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복지안전망을 생애주기별로 정리한 로드맵을 포함했다. 영·유아기에 발달장애를 확인하고 진단하는 초기부터 청소년 발달장애인의 발달재활과 사회활동 지원, 성인기 자립과 권리를 보호하는 지원을 모두 담았다.

발달장애는 다른 장애 유형과 달리 성장 과정에서 발견하거나 진단할 도리밖에 없어 이른 시기에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

시는 발달장애 의심 아동에 대한 선별검사와 심층검사를 체계 있게 지원한다. 더욱이 지난해 9월 수원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 임상심리전문가를 배치해 공공기관에서 발달장애 아동을 발견토록 했다.

최근에는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심층검사 결과지를 바탕으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의뢰서와 소견서를 발급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또 발달장애를 진단받은 뒤 복지서비스 안내와 부모 교육, 사례관리를 제공해 가족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도록 든든한 지원자 노릇을 한다.

청소년기 발달장애인들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지원받는다. 언어·심리·미술·운동 들 발달재활 서비스와 심리 지원, 스포츠 강좌 이용권 들 기타 서비스를 이용한다.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위해서는 활동 지원과 양육 지원,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한다. 가족 여행 지원 사업과 힐링 캠프, 긴급돌봄서비스 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힘을 보태는 프로그램도 활용한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는 주간보호시설과 주간활동서비스를 확대했고 근로사업장, 보호작업장, 직업 적응 훈련시설과 같은 일자리를 확충하는 노력도 더했다.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정보와 체험홈 지원사업도 한다. 시는 더욱 체계 있는 발달장애인 정책을 수립하려고 4월 수원시정연구원에 의뢰해 ‘수원시 위기 발달장애인 가구 지원 방안 연구’를 진행, 장애인 복지정책 수립과 실무에 활용한다.

수원시가 발달장애인 정책 수립을 위해 시설장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다.
수원시가 발달장애인 정책 수립을 위해 시설장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다.

#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 강화

시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은 발달장애인 돌봄을 강화하고 가족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뼈대를 이룬다.

사회서비스 지원을 연계한 주간활동 서비스 강화는 물론 자립을 지원하고, 위기가구에 적합한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가족 지원 인프라를 확대하는 내용이 주다.

발달장애인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주간활동 서비스와 제공 기관을 대폭 확대했다. 18~65세 발달장애인 낮 시간 활동을 지원하는 주간활동 서비스 기관이 7곳에서 10곳으로 늘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작은 동물을 보면서 교감하는 이동동물원 같은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6~18세 청소년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과 후 활동서비스도 4곳에서 6곳으로 확대해 숲 체험을 비롯해 자연을 느끼며 정서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으로 활동 폭을 넓혔다.

18세 미만 장애아동에게 언어와 재활심리 들 적절한 치료·재활서비스를 바우처로 지원하는 발달재활서비스도 이용 자격을 확대했다.

발달장애를 진단받은 6세 미만의 경우 의뢰서를 받아 신청하도록 지원 문턱을 낮춰 500명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9월 12일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린 ‘가을애(愛) 함께애(愛)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과 수원시민들이 휠체어를 밀며 함께 걸었다.
9월 12일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린 ‘가을애(愛) 함께애(愛)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과 수원시민들이 휠체어를 밀며 함께 걸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경제활동을 하도록 돕는 주간보호시설도 늘어나 장애인 돌봄에 힘을 보탠다. 8월 영통종합사회복지관에 장애인주간보호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고, 내년 초 광교종합사회복지관에도 신설을 앞뒀다.

위기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하는 사례관리도 더욱 체계 있게 운영한다. 수원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사례관리 매뉴얼과 지침을 세세하게 나눴다. 이어 유관기관과 협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추진했다.

더욱이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 사례관리를 담당할 전문인력을 채용해 전문성을 높였다. 전문 사례관리사는 가능한 자원을 연결하도록 종합 지원을 제공하고 위기 장애인가족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최근 발달 문제로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가정에 언어치료와 특수교육을 연계하고, 경제 고충을 해소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 수요자 중심 지원 정책

시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 발달장애인 종합대책 초점을 맞췄다. 발달장애인에게 필수가 되는 정보를 한곳에 통합·안내하는 종합 정보 사이트 구축이 대표 격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정책을 모두 망라한 사이트다.

발달장애에 관한 정보와 여러 수행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정보를 한곳에서 파악하도록 수요자 중심의 통일된 체계를 준비 중이다. 올 연말 사이트를 구축하면 발달장애인과 가족 정보 격차를 줄이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 4월 수원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지난 4월 수원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발달장애인들이 주인공이 돼 즐기는 문화예술 축제도 준비 중이다. 다음 달 7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여는 ‘제1회 발달장애인 문화예술페스티벌’에서 발달장애인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달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문화예술 공연과 작품 전시, 체험 들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고 시가 처음 만든 자리다.

발달장애인들이 땀 흘려 연습한 연주·합창·뮤지컬·난타 공연과 재능을 뽐내는 공예·미술전시를 만난다. 발달장애 피아니스트 겸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는 은성호 씨가 축하공연을 맡는다.

시는 장애인 복지정책에 반영할 장애인 의견을 수렴하려고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듣는다. 4~5월 지역 장애인단체를 차례로 만나 소통하면서 건의사항을 들었고 6월에는 단체장과 시설장, 복지관장과 간담회를 했다. 도출한 현장 의견 25건은 검토해 중장기 계획에 반영한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시민 행복 추구에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이 보통의 일상을 꿈꾸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겠다"며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이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가게끔 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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