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능창대군 망건 2.호박단추 3.금으로 된 관자.<경기문화재단 제공>
1.능창대군 망건 2.호박단추 3.금으로 된 관자.<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24일부터 2024년 2월 25일까지 장신구 기획전 ‘조선비쥬얼’을 연다.

국가민속문화재인 능창대군 망건과 영친왕 망건을 비롯해 귀걸이, 부채와 선추 등 조선시대 남자 복식에서 꾸밈에 해당하는 장신구 100여 점을 선보인다. 기존 장신구 전시가 여성 장신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남자 장신구를 한자리에 총망라한다.

‘조선비쥬얼’은 조선 후기 남자 장신구로 ‘의관정제(衣冠整齊)’ 중요성과 조선 남자 미의식을 조명한다.

‘옷(衣)과 관모(冠帽)를 격식에 맞게 차려입고 매무새를 바르게 한다(整齊)’는 뜻의 의관정제는 격식에 맞춰 바르게 차려입으면 바른 마음가짐과 자세가 갖춰진다고 여겼던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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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들은 엄격한 제한과 규제 아래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멋을 표출하고자 했다.

공과 사적으로 외부 접촉이 많았던 조선시대 남자는 다양한 의복과 장식으로 신분을 구분하고 위엄과 품격을 표현하려 했으며 대모, 마노, 호박, 백옥 따위 다양한 재료로 만든 장신구를 착용했다.

조선 멋쟁이들은 살이 파이는 고통을 감내하며 망건을 꽉 조이고, 영롱한 구슬갓끈을 늘어뜨려 멋을 냈다. 복식 지식도 상당했는데, 더욱이 실학자들은 사신으로서 청과 일본 들을 왕래하며 접한 외국 문물을 선보여 유행을 선도했다. 옷고름 대신 서양 단추를 달아 여미는 편안한 복식을 제안하며 실용적인 문화를 적극 수용했으며, 조선 복식에 어울리도록 변용하고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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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4부로 구성했다.

1부 ‘남자의 꾸밈’은 조선 남자를 상징하는 ‘갓’을 필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표 장식품을 선보여 전시 전체 구성을 소개하고 ‘꾸밈’ 의미를 정의한다.

2부 ‘꾸밈의 시작:상투 틀고, 망건 조이면 꾸밈의 반’에서는 의관정제 기본인 상투와 망건에 사용하는 장식을 소개한다.

조선 남자들은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세수를 한 뒤 상투를 틀고 망건을 조이는 일을 가장 중요한 치장으로 여겼다. 이에 동반되는 동곳, 망건 풍잠, 관자, 상투관 등 다양한 머리 장식품을 살펴본다.

3부 ‘꾸밈의 완성:쓰고, 걸고, 매고, 신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장식품을 전시한다. 조선 풍습으로 남은 구슬갓끈을 비롯해 선조(재위 1567~1608)대 이후 사라진 남자 귀걸이,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 앞에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안경, 옷고름과 끈 대신 사용한 단추 등 멋과 실용을 겸비한 장식품 같은 독특한 예술성까지 살펴본다.

4부 ‘꾸밈의 상징:신분! 척 보면 알아요’에서는 관리 옷인 관복과 학자 옷인 심의를 소개한다. ‘김육 초상화’, ‘허전 초상화’(보물), ‘김시묵 초상화’ 등 초상화 속 인물 모습으로 관복과 심의 일습(一襲) 구성품을 알아보고 특징을 설명한다.

더욱이 ‘김시묵 초상화’는 보존처리를 마치고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

전시 관람 후 직접 선비 복식과 장신구를 착용하는 체험 프로그램 ‘만져 보고, 느껴 보고’와 조선 선비를 꾸미는 터치스크린 게임 ‘조선 선비 외출 준비’도 준비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www.ggcf.kr/)과 실학박물관 홈페이지(silhak.ggcf. kr/)를 참고하면 된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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