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끝났지만 경기도내 중소기업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나라 안팎으로 높은 금리와 고물가 따위가 주는 영향은 국내 기업을 옥죈다. 이처럼 침체한 경제 여건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경기도 중소기업이 있다.

그동안 힘을 받지 못했던 여성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차츰 커지고, 기술 기반 업종에서 여성 창업도 증가하면서 산업과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로 성장 중이다.

여성기업 성장은 사회 다양성과 성평등 차원에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저출생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가정 양립에 적극성을 띠고 수평 리더십과 공감 능력이 특징인 여성기업인 임무는 더욱 중요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도내 여성기업이 정착할 토대를 제공하려고 2015년부터 해마다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성기업은 일·가정 양립 부담, 남성 위주 네트워크, 금융자원 접근성 한계 같은 어려움을 겪어 여성기업 육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7월 고양 소노캄호텔에서 제2회 경기북부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가 열려 염태영 경제부지사와 이동환 고양시장, 강수현 양주시장, 신영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북부지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국회의원, 여성기업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7월 고양 소노캄호텔에서 제2회 경기북부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가 열려 염태영 경제부지사와 이동환 고양시장, 강수현 양주시장, 신영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북부지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국회의원, 여성기업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여성기업 지원 효과

경기도내 여성 중소기업은 74만580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평균 종사자 수도 1.71명으로 전국 평균(1.68명)을 웃돈다.

전체 중소기업에서 여성 경영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이고, 최근 여성기업에서는 제조업·정보통신업 들 기술 기반 업종 창업이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여전히 음식·숙박과 같은 서비스업 비중이 대체로 높지만, 고용 창출 능력과 생존율이 우수한 기술 기반 업종에서도 여성 창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여성기업 활동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제도를 기반으로 지원 정책과 추진 계획을 수립해 창업·성장 지원, 여성기업 환경 조성에 주력한다.

17개 지방자치단체도 여성기업 지원 조례를 마련해 판로·마케팅·창업·네트워크를 지원하고, 경기도는 여성기업 지원사업 예산을 확대하면서 여성기업 지원 정책에 적극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여성기업 인식을 개선하려면 성공 사례 홍보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창업’과 ‘창업 이후 성장’이라는 두 축으로 기술 기반 창업과 성장성을 갖춘 성장기·성숙기 기업을 선별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창업의 경우 친환경·바이오·건강·고령·육아 들 여성 CEO 관심이 많고 여성 친화형 업종 창업을 촉진하는 한편, 여성기업 네트워크를 보완할 만한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 지원 대상 선정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 선정·지원사업’은 업력 3년 이상 도내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올해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이지비즈(www.egbiz.or.kr)에서 모집공고를 거쳐 47개 사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 기업에는 사업 또는 마케팅 분야 지원 과제를 수행할 지원금 최대 800만 원을 제공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상위 5개 기업에 최대 1천만 원을 지원했다.

도와 경과원은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혁신·기술·마케팅 역량, 고용 창출 성과, 재무 안정성·성장성, 가산점 들을 고루 평가했고 1차 서류평가, 2차 전문가 평가, 3차 최종 심의를 거쳐 선정했다.

올해 우수 여성기업 지원사업은 정량평가를 통과한 기업 현장을 방문해 여성 대표자를 직접 면담, 경영 혁신 철학과 사업 비전에 대해 심도 있는 평가를 진행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은 농업회사법인 꼼냥, ㈜로드맵, ㈜엔에스티바이오다.

지난해 우수 여성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통틀어 매출 증가액이 348억2천500만 원에 이르렀고 해외 수출 660만1천 달러, 고용 창출 118명을 달성했다.

왼쪽부터 엔에스티바이오 박은영 대표, 꼼냥 문현진 대표, 로드맵 조은비 대표.
왼쪽부터 엔에스티바이오 박은영 대표, 꼼냥 문현진 대표, 로드맵 조은비 대표.

# 어려운 여건에서 빛나는 우수 여성기업

올해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안성시 농업회사법인 꼼냥은 반려묘 장난감부터 식품까지 우수한 제품과 길고양이를 비롯해 고양이와 인간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꼼냥은 2018년 A-startup 마케톤대회에서 우수상,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개최한 농식품창업콘테스트에서 아이디어상,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의 농식품파란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농촌진흥청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지원금으로 캣닙 쿠션과 고양이 생활공간에 뿌리는 스프레이 제품을 제작했고 연간 매출 2억 원을 달성했다. 제품 이름 ‘고로롱’을 상표 등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국내 캣닙 시장이 아직 활성하기 전 직접 재배해 높은 품질의 캣닙을 생산한 점이 기업 성장을 견인했다.

안양시 ㈜로드맵은 주차난을 해결하려고 폐쇄회로(CC)TV와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CCTV로 촬영한 영상 정보와 라이다 센서로 수집한 공간 정보를 결합해 실시간 정확한 주차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로드맵은 사회문제 해결을 기업 모토로 삼는다. 제품을 개발해 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너지를 내는 기업과 협업하거나 정부·지자체 같은 공공 영역에도 손을 내밀어 세상에 만연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또 ESG 경영으로 기업 운영 말고도 사회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사회봉사도 병행한다. 미혼모나 한부모가정에 교육 프로그램이나 물품, 기구를 제공한다.

이처럼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여러 성과도 냈다. 2019년 설립한 뒤 3년 만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안양시 유망창업기업에 선정됐다. 올해는 경과원 우수 여성기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업이 걷고자 하는 길이 옳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매출이 2020년 2억 원, 2021년 17억 원, 2022년 21억 원으로 신장했다.

㈜엔에스티바이오는 미국·중국·캐나다·타이완·인도를 포함해 10개국에 발효 노니 건강 음료를 수출하는 ‘미생물 발효 전문 기술 혁신형 벤처기업’이다.

몸에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을 이용해 곡물·과채류·약재를 발효해 유익한 성분을 증가하고, 맛·향·식감 같은 관능을 개선한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연구개발 또는 제조하는 기술 기반 기업을 ‘미생물 발효 전문 기술 혁신형 벤처기업’이라고 통칭한다.

㈜엔에스티바이오는 미생물 독자 기술로 국내는 물론 미주와 유럽이 인정하는 프리미엄 건강음료기업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회사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직원과 동반성장하려고 ▶석·박사과정 학비 지원 ▶근무시간 중 학업 지원 ▶외국어 학습 지원 ▶성과 공유제 ▶반반차제를 시행하면서 직원 복지에 아낌없이 투자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소가 됐다.

6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전실에서 2023년 제1회 경기도 여성기업지원협의회 회의가 열렸다.
6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전실에서 2023년 제1회 경기도 여성기업지원협의회 회의가 열렸다.

# 기업이 만족하는 지원사업

도와 경과원은 그동안 선정한 우수 여성기업 지원 대상에 판로 개척, 사업, 일터 개선과 관련한 분야에 기업마다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했다.

카탈로그 제작이나 제품 사진 촬영, 국내 전시박람회 참가 지원 들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을 비롯해 포장디자인 개발 지원, 금형 제작 지원과 같은 자체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원도 했다.

지원사업은 경영 촉진이나 제품 개발,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각 기업이 원하는 요소를 특성에 맞게 지원해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구실을 했다.

더구나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에 견줘 여성기업 지원 예산을 늘리면서 지원 정책이 차츰 커진다. 이 중 ‘우수 여성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은 경기도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대표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우수 여성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이 더 성장하려면 목표·대상·범위·내용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기업에 특화한 정책을 체계 있게 개발하고 여성기업 성장 단계를 고려해 창업 활성과 창업 이후 성장이라는 두 개 방향성을 축으로 창업에서는 기술 기반 창업에 집중하고, 창업 이후에는 기술력과 경영 역량 측면에서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기술 창업이 증가한다는 점도 이 같은 지원 정책을 세세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올해 도와 경과원 우수 여성기업 지원사업은 친환경·바이오·건강·AI·반려시장으로 여성 친화형 업종을 특화해 남성 CEO보다 좋은 경쟁력을 보였다. 그간 여성의 사회 진출 분야가 극히 일부분이었던 반면 올해 선정한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 중 다수는 여성 친화형 업종을 특화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함으로써 여성기업인 활동 무대를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건 기자 g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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