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모 (전)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양성모 (전)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난마처럼 얽힌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피해지역 주민들의 집단시위나 물리적 행동으로 해결하기 바라지 않는다면 정치적 또는 법률적 접근보다 환경부가 앞장서서 대체매립지를 선정하고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고 본다.

환경부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대체매립지 선정에 미온적인 이유가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체매립지 조성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넘겨 또다시 대체매립지를 못 구했다는 핑계로 재연장하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세계 최대 수도권 매립장이 인천 서구에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인천시가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 시작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지만 지금은 그 부분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인천시가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바로잡는 길은 환경부가 매립지 영구화를 꾀하려는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강경한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그동안 환경부 산하 매립지관리공사 역대 사장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대체매립지를 찾기보다 현재 매립장을 활용하는 편이 경쟁력 측면에서 우수하다", "소각장 신설과 대체매립지 문제 해결이 어려우며, 2025년 매립지 종료 역시 불가능하다", "매립할 땅은 많은데 쓰레기가 없다"는 사장이 있었고, 또 다른 사장은 "본인을 매립지 사장으로 임명한 까닭은 수도권매립지를 영구 매립지로 만들라는 사명"이라며 "매를 맞더라도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재 매립지와 같은 대규모 매립장을 확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노골적으로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는 속내를 보였다. 

그 뿐만 아니라 1년 전 매립지 내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 시설 부취제 탱크 철거 과정에서 배관이 파손돼 바닥으로 부취제 30L가 누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독한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 받고, 부취제는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매립지 연장 의도를 드러내 주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매립지 영구화 발언은 또 있다. 매립지관리공사 직원들과 매립지 영향권 주민들이 함께하는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당시 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30년 동안 고생했고 앞으로 30년이 중요하고, 주민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겠다. 앞으로 30년 동안 계속 사용할 테니 참아 달라"고 했다.

참으로 인천시민을 무시하는 어처구니없는 환경부 산하 공사 사장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는 계획을 처음부터 가졌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누구나 쓰레기 매립장은 대표적 기피시설이며 혐오시설이라 생각한다. 이런 쓰레기 매립장을 평생 안고 살아가고 싶은 주민들이 어디 있겠는가? 환경부가 막대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대체매립지를 공모했지만 응하는 지자체가 없는 것을 보면 대체매립지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환경부나 3개 시도가 수도권매립지를 영구화할 생각을 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확실하게 매립지를 종료할 방법은 오직 4자 협의회에서 약속한 환경부 소유 토지 소유권 인천시 이전과 매립지관리공사 인천시로 이관이 선행돼야 옳다. 8년 전 4자 협의회에서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겠다고 약속한 환경부 장관은 이제 이행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인천시로 이관돼야 인천시 의지에 따라 매립지 종료 문제를 풀어 나가게 된다. 상황 변화에 따라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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