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시흥시민과 도시 성장을 견인한 시흥아카데미가 올해 시흥시민캠퍼스Q로 이름을 바꾸고 시민과 행정이 함께하는 지방자치 제2막을 열었다.

Q는 질문(Question)을 뜻한다. 질문에 답이 있다는 인문학 명제에서 시작했다. 질문으로 지식과 소양의 양(Quantity)을 늘리고 이로써 삶의 질(Quality)을 높이는 시흥시 평생학습 가치를 담았다.

# 시민과 함께 걸어온 11년

시흥아카데미는 2012년 시민 정주의식을 높이고 다양한 정책 학습으로 풀뿌리 지방자치를 실현하려고 시작했다. 도시재생과 환경, 육아와 에너지 들 도시를 구성하는 전반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시민과 공무원, 전문가가 학습을 하면서 소통하고 정책을 생산·결정·평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모델로서 지역사회에 안착했다. 2012년 스웨덴학교를 시작으로 백년정원학교·배곧 숲학교 들 다양한 정책 학습 기회를 제공했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6년 한국정책학회 주최 전국 지방자치단체 부문 정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흥아카데미와 같은 맥락에서 볼 만한 독일 시민대학은 바이마르 헌법에 성인 교육의 공공 책임을 명시한 1919년부터 시작했다. 누구나 쉽고 다양한 교육에 접근하도록 하는 일이 가장 큰 특징이다. 프로그램 주제도 시민정치부터 언어, 철학, 예술, 청소하는 법과 같은 생활 강좌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다.

시흥아카데미도 올해 시흥시민캠퍼스Q로 이름을 바꾸고 시민과 도시를 더욱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목표는 간단하다.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평생교육 장이자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사회소통 장으로 기능하는 일이다.

시흥시를 직접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 뿌리학교.
시흥시를 직접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 뿌리학교.

# 인문부터 부모 행동까지 시민 평생교육 장

시흥시민캠퍼스Q는 ▶인문학 소양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키우는 인문학교 ▶부모 자신과 자녀, 가족 모두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부모학교 ▶지역 역사와 문화를 배우면서 지역 정체성을 키우는 뿌리학교 ▶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 원리를 배우는 시민학교, 4개 학교로 구성했다.

시흥시민캠퍼스Q는 강사와 학생이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이 중 인문학교와 부모학교는 시민 평생교육 장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하게끔 돕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 학교폭력 잔혹성이 더해지고, 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공론의 장에 오르면서 학교와 가정에서 올바른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성적 지상주의를 타파하고 진정한 가치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다.

당연한 이치가 당연하지 않는 시대에 부모는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나. 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 시흥시민캠퍼스Q 부모학교에서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국제평화단체 CNVC 이윤정 트레이너가 비폭력 대화 교육을 주제로 진행하는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 프로그램이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현재 언어 패턴을 바로 아는 일에서 시작해 비폭력 대화 이론부터 적용까지 폭넓게 다룬다.

부모 사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아이 육아를 조부모가 담당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슬기로운 손주 육아’ 프로그램은 6일까지, 성인 자녀를 둔 부모가 현명하게 자녀 독립 시기를 보내도록 돕는 ‘슬기로운 자녀 독립’ 프로그램은 22일까지 진행한다.

또 시흥 부모 교육 지속성을 보장하고 이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시흥 부모 교육 강사 양성 기본과정도 진행 중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심리테라피 방법부터 부모 특성에 따른 자녀 교육까지 5개 권역에서 18일까지 기본과정을 진행한다.

시흥시민캠퍼스Q에서는 강사와 학생이 함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해 나간다.
시흥시민캠퍼스Q에서는 강사와 학생이 함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해 나간다.

# 풀뿌리 지방자치 힘

원래 시흥아카데미는 시민이 도시정책에 함께 참여하면서 지방자치를 가꾸려고 시작했다. 도시를 바로 알고 도시 미래와 더 나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실현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 시흥이 만드는 시민대학의 가장 큰 특성이다.

이 특성을 시흥시민캠퍼스Q도 이어받아 지역 역사와 문화를 배우면서 지역 정체성을 키우는 뿌리학교와 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 원리를 배우는 시민학교를 운영한다.

현재 시민학교는 세대와 생김새의 다름을 이해하는 ‘다름으로 보는 영화 읽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성적 지향의 다양성과 여성 인권 들 사회 의제를 섬세한 시선으로 다루는 이경호 영화감독이 강사를 맡았다.

시민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생활 속 문제 해결 리빙랩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는다. 마을 주민이 주도해서 지역사회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사례를 들어 알아본다. 

# 뿌리학교 마을해설사 양성

시흥시를 더 잘 이해하고 시흥시민으로서 정체성을 기르기 위한 뿌리학교에서는 시흥 역사와 자연환경을 집중 다룬다. 더구나 시흥 간척 역사를 공부하면서 지역 젖줄이 된 호조벌이 탄생한 경위를 살피고, 일제강점기 아픔을 지닌 갯골과 염전 역사를 돌아보면서 지역을 더 사랑하는 길을 함께 찾는다.

뿌리학교는 지역을 직접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뿌리학교 마을해설사 양성과정 수업 현장.
뿌리학교 마을해설사 양성과정 수업 현장.

# 배움에서 참여로 캠퍼스 영역 확장

시는 내년 캠퍼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시가 구상하는 시민학습연구실이 그 임무를 맡는다. 모집한 시민연구원이 기획부터 커리큘럼 개발까지 주도한다. 개발한 프로그램은 이후 각 학교별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교별 프로그램 이수자들에게는 시흥교육플랫폼(SSOC)의 연계 학습 이력 관리 프로그램으로 시민 학위를 부여한다. 학위 취득에 필요한 요건을 달성하면 시장 명의 시민 학위를 줌으로써 학습 자긍심을 고취하고 학습 동기를 계속 제공할 방침이다.

시흥시민캠퍼스Q로 새롭게 도약하는 시흥 평생교육이 시민 삶 속에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 교육으로 시민의 현재를 가꾸고 도시 미래를 꿈꾸는 교육도시 시흥시 비전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사진=<시흥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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