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 길잡이 구실을 톡톡히 하는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는다. 주인공은 양평군 양평읍 양일고등학교다. 

1970년 양평상업고등학교로 개교한 학교는 1974년 양평종합고등학교를 거쳐 2004년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해 현재 양일고로 이름을 바꿨다. 

인간 존중과 미래를 지향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양일고는 자율과 책무는 물론 존중과 배려를 중시한다. 더욱이 교직원들도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더욱 세심하게 살핀다.

학생들과 바리스타 체험에 참여한 김기상 교장이 지역주민에게 커피를 나눠준다.
학생들과 바리스타 체험에 참여한 김기상 교장이 지역주민에게 커피를 나눠준다.

# 특별한 인성교육

2012년 특수학급인 전환교육실이 생기면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모두 고정관념과 편견을 없애고 소통과 공감으로 정을 쌓도록 인성 중점 동아리 ‘투게더’를 만들었다.

인성교육 시발점인 투게더 동아리 활동으로 장애학생은 자신이 배우는 바리스타, ITQ 컴퓨터 자격증, 뉴스포츠(디스크골프·실내조정)를 알려 주고 비장애학생은 장애학생에게 학업과 관련한 내용을 조언하면서 멘토-멘티 관계가 된다.

또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학교에 정착했고, 이 같은 문화를 지역사회에도 전파해 서로 존중하는 마을공동체 울타리를 만들었다. 2014년부터는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 찾아가는 뉴스포츠, ITQ 컴퓨터 자격증 과정, 교육청 마을공동체사업, 보건복지부 지역 연계사업, 평생교육축제 나눔활동을 전개했다.

2018년부터는 전국 인성중점학교, 경기도 1교 1인 인성교육학교, 전국학교폭력예방중점학교, 전국사이버폭력예방중점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 결과, 2012년 장애학생 인권사례 경기도교육감 표창, 2016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희망멘토링 부문 복지부장관 표창, 2017년 양평군학습축제 평생교육 우수기관 양평군수 표창, 2017년 장애인먼저실천 우수기관 선정 복지부장관 표창, 2018년 교육부 선정 인성중점학교 교육부장관 표창, 2019년 전국 학교폭력 예방 우수학교 푸른청예단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도교육청이 초·중·고를 통틀어 각 지역에 한 곳만 인성실천학교를 선정했는데, 양평에서는 양일고가 이름을 올렸다. 

인성실천학교로서 양일고는 학부모·학생·교사가 세대 간 소통과 나눔으로 효와 예절을 시대에 맞게 다시 구성해 서로 존중하는 인성문화와 민주시민으로서 동반성장하는 인성 모델학교를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은 인성친화형 학교문화, 교과 교육과정 다시 구성, 새로운 체험활동 연계, 가정·학교·지역사회 연계, 학교 인성교육 특색사업으로 이뤄졌다.

양평 양일고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문화체험에 나섰다.
양평 양일고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문화체험에 나섰다.

# 학생 만족감 쑥쑥

학교는 학생 맞춤형 인성교육을 진행함으로써 학생 만족감을 높인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인성교육을 한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해소하고, 비장애학생들이 가진 장애 인식을 새롭게 한다. 또 획일성과 차별이 아니라 다양성과 차이를 서로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형성한다.

교직원과 교장·교감이 직접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는 문화도 특이하다. 관리자·교사·학생이 모두 함께 그 속에서 소통과 공감은 물론 즐거움과 행복을 공유한다. 또 ‘다같이 한다’는 공동체감도 형성해 사회성과 친화력까지 덤으로 기른다. 

또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바리스타라는 진로를 탐색하고 체험 과정에 참여하면서 세대 간 장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그동안의 혼란 또는 갈등을 해소하고 가족애와 사제 간 정을 하나로 잇는 희망네트워크를 조성한다.

마지막으로 바리스타 과정과 뉴스포츠 운동으로 마을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지역 노인들에게 바리스타 과정으로 전문직업을 탐색하도록 하고 평생교육을 지원함은 물론 인성교육 실천운동을 전개한다.

백동준(3년)군은 "학교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제 눈에 보이지 않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많은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사이버폭력 예방 캠페인 활동.
사이버폭력 예방 캠페인 활동.

# 인성친화형 학교문화 조성

학교는 인성친화형 문화를 조성하려고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 ‘삶을 이끄는 지혜’ 성장기가 대표 격이다. 동서양 고전에서 효를 배우고, 인권과 관련한 역사 속 사건에 대한 책을 읽은 뒤 교사와 토론한다. 학생들은 이 활동으로 삶의 가치를 찾고 지혜를 기른다.

교과와 연계한 수업도 한다. 과학·외국어·인문·사회교과를 연계해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나눔을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과학교과 연계의 경우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과 함께 체험하는 나눔활동을 한다.

외국어교과 연계는 한국사회 문제, ‘행복한 학교가 되려면?’이라는 주제로 학생 스스로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고 발표한다.

이 밖에도 문학·사회·역사·철학에 내재한 뜻을 살피고 성찰함으로써 사유하는 능력을 기르고, 스스로 지혜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인성과 배움 중심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김기상 교장 미니 인터뷰

지난 3월 제8대 교장으로 취임한 김기상 교장은 "자율과 책무는 물론 존중과 배려를 중시하는 민주주의 학교문화를 조성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학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인성교육을 함으로써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이 일어나지 않고, 학생들의 재능을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널리 퍼트린다"며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생활을 위해 교직원과 학부모도 힘을 하나로 합친다"고 했다.

김 교장은 "현재 양평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절반 이상이고, 다문화학생들도 다른 지역에 견줘 많이 산다"며 "그래서 이들을 위한 인성 프로그램, 가령 지역사회복지협의회와 연계한 장애·비장애 청소년과 다문화학생이 함께하는 문화 체험, 지역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에게 청소년이 가족이 돼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과 핸드드립 자격증 과정을 운영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학교 인성교육을 체계 있게 개발하고 전달해 세대·계층·지역 갈등을 불식하고, 인간성 회복 방안인 ‘효·예절·존중’이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장은 "효·예·존중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함으로써 가족공동체를 복원함은 물론 가정과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에서도 실천하도록 지도한다"며 "인성교육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양평 양일고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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