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민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
남승민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

성별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는 얼굴이다. 최근 남성 얼굴 특징을 교정해 여성 얼굴에 가깝게 만드는 ‘안면 여성화 수술(Facial Feminization Surgery)’이 시행돼 화제다. ‘안면 여성화 수술’을 알아본다.

안면 여성화 수술은 육체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내면의 성정체성은 여성인 사람들이 외적으로 더 여성적으로 보이도록 돕는 수술이다. 성정체성 문제를 겪는 환자 중 충분한 정신과 상담을 받고 호르몬 치료로 자신의 성정체성 확신을 갖게 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안면 여성화 수술을 시행하려면 안면부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환자가 가진 얼굴의 남성적 특징을 확인하고, 얼굴 뼈와 연부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3차원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얼굴 뼈의 교정 부위를 정확히 평가하는 가이드를 제작함으로써 수술 후 모습을 미리 확인하고 수술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인다.

수술 방법은 상안면부·중안면부·하안면부로 나뉜다. 상안면부의 경우 보통 눈썹 위 뼈가 돌출되고 눈의 바깥쪽 뼈가 발달한 남성 얼굴의 특징을 교정하기 위해 눈썹 위와 눈 바깥쪽 돌출된 뼈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중안면부는 코 모양이 중요하다. 남성은 코가 우뚝하고 콧등이 돌출된 특징이 있으므로 콧방울을 줄이고 콧등의 돌출된 부위를 제거해 매끈하게 변화를 주고 코끝을 올려 보다 여성스럽게 보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하안면부는 턱뼈가 외측으로 돌출된 특징을 교정하기 위해 턱뼈 절골술을 시행한다. 턱뿐 아니라 눈썹 위와 눈 바깥쪽 돌출된 뼈의 경우 신경이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사전에 3차원 프린트로 제작한 가이드를 통해 안전한 범위에서 시행한다. 이 밖에도 필요에 따라 이마, 뺨 등에 지방 이식이나 광대 절골술을 시행한다.

최근 한국 사회가 개방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의료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최근 1년간 안면 여성화 수술에 선도적인 UCLA Ronald Reagan Medical Center에서 안면 여성화 수술을 배우고 왔다. 이 수술은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미국에서는 1982년부터 시행한 전통적 수술이다.

안면 여성화 수술은 출혈, 감염 같은 위험은 있지만 그 밖에 부작용이나 위험성은 없다. 다만, 수술 특성상 수술 전 환자와 긴밀한 소통으로 수술 범위와 정도를 정하는 게 관건이다. 만약 자신이 성정체성 혼란으로 고통받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진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기를 바란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남승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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