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헌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 교수가 8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제437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근대 일본에서 천황은 어떤 존재일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일본 근대 이후 천황제를 중심으로 막부시대를 타도하고 권위와 권력을 일체화한 과정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일본 천황은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신앙적 존재로만 여겨지며 실제 권력은 막부 수장인 쇼군이 차지해 국가를 다스렸다.

막부라는 단어는 고대 중국 사령관이 천막을 쳐서 진을 펴 전투 상황을 통제하고자 만든 곳을 뜻하지만, 통상 군부가 국가를 통치하는 ‘무신정권’을 의미한다.

일본은 약 700년 동안 무신정권을 유지했고, 쇼군이 천황을 대신해 사실상 국가 원수로 권력을 갖고 통치권을 행사했다.

박 교수는 "1853년 페리 내항에서 1868년 왕정복고까지 일본 역사는 천황제를 시작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1853년 미국 해군 제독 페리가 군함 4척을 끌고 통상을 요구한다. 당시 미국은 국가산업으로 포경산업을 진행했고, 긴 항해를 하는 포경선은 원료와 식량 공급이 중요해 미국은 일본을 기착지로 선정하고 개항을 요구했다.

미국 압박에 막부는 개항을 결정하고 ‘미일화친조약’을 맺지만 당시 고메이 천황이 개방에 반대하면서 1868년 일본 내 왕정복고 쿠데타가 일어난다.

왕정복고 성공을 통해 막부시대는 막을 내리고, 에도막부는 메이지 천황에게 통지권을 반납하며 메이지유신을 선포한다. 이후 메이지헌법에 따라 천황을 신성불가침 존재로 규정하고 막강한 통치권을 부여해 군주 권력을 회복했다.

박 교수는 "당시 국제 환경을 보면 일본은 중국이나 조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와 이해관계가 적어 막부를 타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유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황은 권위를 유지하고 충성을 결집하는 정권 정체성을 가진 신적 존재라 메이지유신 세력도 천황이란 명분을 앞세워 효율적인 권력 장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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