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혼자가 아닌 산학연과 정부가 함께 융합해 기술을 개발하고 교류할 때 발전 가능성이 커집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융합이 대세인 만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중소기업 집합체인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가 지역 기업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토대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헌구(64)㈔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장은 중소기업 간 공유와 협력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중소기업융합연합회는 이업종교류회로 출발했다. 1994년 일본에서 경영 기법을 도입해 국내 중소기업 협력을 강화하려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이업종교류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이후 회원사가 큰 폭으로 늘면서 2014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융합회로 이름을 바꿨다.

전국 조직인 중소기업융합회는 인천·서울·부산·광주·대전을 포함한 전국 13개 연합회가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인천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회원사가 참여해 활동한다. 인천·부천·김포를 한 지역으로 묶은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는 30년 세월을 보내며 회원사만 900여 개에 이를 정도다.

그가 2021년 10대 회장에 취임할 당시만 해도 회원사는 636개였으나 2년 임기를 거치면서 300개가량 늘었다.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과 뒤에는 회원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며 연합회를 한 발짝 더 전진시키겠다는 이 회장 나름의 신념이 버틴다.

회장 취임과 함께 그가 내건 목표는 크게 두 가지. 회원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교육과 2세 경영인들의 체계 있는 교육의 장, 그리고 사무국 마련이다.

변변한 사무국과 교육장이 없던 연합회는 인천대학교 미래전략관 3층을 인천지역 4개 경제단체와 함께 사용했다. 이 회장은 당시 중기청장에게 사무국과 교육관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금의 인천중소벤처기업청 1층에 두 개 교육장과 사무국을 신설해 회원사를 상대로 한 교육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기업인을 만나 연합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업 간 협업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교육 공간을 마련하면서 연합회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죠. 기업 대표들이 모여 기술 융합을 고민하고, 기업 간 거래가 활기를 띠다 보니 목표를 가지고 연합회에 들어오는 기업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 공간과 사무국을 마련한 뒤 기업 대표들은 식당에서 밥이나 먹었던 모임에서 서로 제품을 놓고 설명하고, 어떻게 성공시킬까 고민하는 비즈니스 모임으로 변모했다. 

이 회장 다음 목표는 2세 경영인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옮겨 갔다. 고난을 겪으며 회사를 성장시킨 1세대와 달리 2세 경영인들은 가업 승계라는 부담도 있지만 승계할 준비도 안 됐고 경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이를 뒷받침하려고 지난해 ‘2세(차세대) 경영인 융합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시작해 1기(35명)를 성공리에 졸업시킨 데 이어 올해 2기(33명)와 3기(25명)를 운영했다.

강의 내용은 투자 방법론과 ESG 글로벌 동향, 가업 승계 절세, 세무 관리처럼 실제 경영에 필요한 이론수업은 물론 선배 경영인들의 축적된 현장 경험을 접목하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2세 경영인 대부분이 30~40대지만 어렵게 회사를 일군 선친의 경영을 온전히 전수받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많은 경영인들이 가업 승계를 고민하는 데다, 2세 경영인 역시 막막해한다는 점에 착안해 실증한 경영 이론과 현장 비법을 그들 시각에 맞게 프로그램으로 채웠습니다."

2세 경영인 교육은 성공이라는 평가다. 졸업한 이들이 기수별 모임을 만들어 기업 운영이나 판로 정보를 나누고 공유하면서 제대로 된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 30년 역사의 큰 획을 그을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송도컨벤시아에서 여는 ‘2023 중소기업융합대전’ 준비를 마치고 개막을 기다린다.

‘지역 중심의 민간 주도 협업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진행하는 행사에는 전국 13개 지역연합회에서 1천400개 회원사가 참여한다. 210개 부스에 중앙은 물론 인천시와 지역별 성과 전시관을 마련하고, 해외 비즈니스마켓에는 한상 바이어 60여 명이 참여해 회원사를 상대로 해외지사 개설과 해외 수출, 수출 컨설팅 같은 해외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한다. 매칭 상담회도 열어 기업 간 구매 조건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사업 같은 다양한 상담을 할 예정이다.

또 지역별 장기자랑과 시니어 패션쇼, 열린음악회 같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흥을 한껏 돋운다. 개막 첫날인 15일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각 기업 대표를 포함해 주요 내빈 1천300여 명이 참석해 30년 만에 인천에서 여는 중소기업융합대전을 축하한다.

이헌구 회장은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지역에서 앞장서 임무를 수행하는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가 기술 개발과 융합으로 기업이 성공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행사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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