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석 인천청년경영인네트워크 회장
최효석 인천청년경영인네트워크 회장

지난달 딸아이 유치원에서 코딩과 AI를 직간접적으로 배우는 수업을 참관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대학 입시를 넘어 각종 직업 교육, 창업 교육은 물론 진로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염두에 둔 교육을 한다. 대학들도 단순히 이론 교육 이상의 취·창업률을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는 건 각 대학들의 슬로건만 봐도 안다. 우리 청소년, 청년들 관심이 이미 몇 년 뒤, 몇십 년 뒤 미래 진로를 바라본다.

청년들이 왜 지방을 떠나는가? 미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가고 싶은 학교가 내 집 근처에 있다면 떠날 이유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주거환경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을 보낸 추억이 있는 곳에서 대학도 가고 취업도 하고 가정을 꾸려 함께 자란 친구들과 자녀를 키워 나가는 일만큼 궁극적인 복지는 없을 테다.

내년이면 20년 전 졸업한 모교 초등학교로 첫째 아이가 입학한다. 비록 학급 수는 절반 넘게 줄었지만 아이와 공감할 부분이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그저 행복하다. 이것이 지속돼 다음 세대와 지역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말 그대로 세대 통합,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 청년 정책, 일자리 지원, 굉장히 익숙하고 오히려 너무 남발해 감흥이 없는 단어가 돼 버렸다.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것이나 주위를 봐도 실행되는지 체감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왜 아직도 일자리를 서울에서 구하는 게 당연한 일일까. 청년들이 돌아오고 시니어 일자리가 해결되는 정책 방향성을 가졌다면 지금 인천은 어느 단계 즈음에 있을까. 

여러 의문도 든다. 관광도시 좋고 관련 산업의 기업 성장도 좋지만 일자리 경쟁력에서 중요한 기업의 조직문화, 핵심 가치에 대한 관점은 가졌는지, 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그 성과가 경력이 되는 비즈니스 중심의 일자리·교육생태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 관점이라고 한다. 그것도 기업들은 잠재고객-접촉고객-경험고객-재구매고객-로열티고객(가인지컨설팅그룹, 고객투시경 진단 도구),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상황에 맞는 가설과 전략을 짜고 실행하고 개선해 나간다. 돈은 결과로 따라온다.

지역 균형발전, 지역 문제를 정말 해결하고자 한다면 고객이 누군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랬을 때 경제 활성화, 지역 브랜딩 효과가 결과로 따라온다. 뭔가 거꾸로 된 듯하다.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 곳에서 대학도 가고 취업도 하고 가정을 꾸려 함께 자란 친구들과 자녀를 키워 나가고 나이가 들어 경험한 지식으로 지역에 기여하는 삶을 살길 기대하고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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