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승 의원이 시의회에서 연 동물복지포럼에서 인사말을 한다. <이혜승 의원 제공>
이혜승 의원이 시의회에서 연 동물복지포럼에서 인사말을 한다. <이혜승 의원 제공>

-군포시의회 동물복지포럼 운영 기한이 다 돼간다. 어떤 활동을 했나

▶포럼은 변하는 시민의식에 맞춰 동물권과 동물복지 정책을 제도로 만들어 생명 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구성한 의원 연구단체다.

시의회 승인을 받아 올해 4월부터 가동한 포럼은 유기·피학대 동물, 농장 동물, 실험 동물, 펫숍, 개 식용 산업 연구 활동,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 군포시 동물 보호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들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지난 3일 동물 복지 현황과 시민들의 욕구를 파악해 군포시 과제와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는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포럼은 그동안 다뤘던 내용을 집약해 미흡한 제도를 보완할 준비를 마쳤다. 다음 달 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당초 ‘군포시 동물 보호 조례’를 전부 개정해 포럼 활동의 화룡점정을 찍을 예정이다.

-개 식용 문제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축산법상 개는 가축에 속한다. 하지만 가축 사육·도살·처리, 축산물 가공·유통을 규정하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 범주에 개가 빠졌다.

지난 4월 27일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개를 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했기에 도살·유통·판매하는 모든 행위는 불법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는 식품공전에도 개고기는 포함하지 않아 보신탕 판매도 불법이다.

개를 사육하는 개 농장 불법성도 심각하다. 폐기물 처리 신고와 가축분뇨법에서 규정하는 시설 설치, 사료관리법에 따른 기준 들 너무 많은 법규를 위반한 채 운영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리 주체인 시·군에서는 제대로 행정조치를 하지 않고 팔짱만 낀 상태다.

개 식용은 이미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사회 합의와 관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달아 법치국가 원칙을 어긴다. 그나마 국회에서 여야가 목소리를 높여 ‘개 식용 금지’ 법안을 제출하고 각 당이 당론으로 정해 양당이 합의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린다.

조만간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어느 때보다 더 기대한다. 이 오래된 비윤리와 폭력으로 점철된 불법 개 식용 산업에 마침표를 찍을 날이 멀지 않았다.

-유기동물과 피학대동물이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없나.

▶반려동물 보호자가 버린 강아지를 발견하는 건수보다 시골·마당개를 잃어버려 자연 번식한 개체를 구조해 유기동물 통계에 잡는 경우가 압도할 만큼 많다.

중성수술을 하지 않은 개 한 쌍은 수년 뒤에 유기견을 기하급수로 늘어나게 한다. 따라서 중성수술이 중요하고 유기동물 감소 정책도 실외 사육견 중성사업으로 바꾸는 중이다.

몇몇 지자체의 경우 국경없는수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마당개 중성수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다면 고려해 볼 만한 방법이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동물 학대는 동물 학대자 소유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를 막으려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민법 개정안을 지난 2021년 7월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동물 법 지위를 인정해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 피해 배상을 충분하게 하리라는 기대가 있지만, 현재까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도 하지 않아 빠르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포럼 활동 기간이 끝난 뒤 별다른 계획은 없나.

▶포럼 활동 기한은 이달 말이다. 포럼을 운영하면서 아직 다루지 못한 내용도 많고 더 많은 연구와 공론의 장에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이 배웠고, 동물 복지 전문가를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각계각층 사람들과 만남이 저로서는 큰 소득이다.

임기 동안 같은 주제의 연구단체를 운영하는 일은 불가능하기에 포럼은 끝나지만 귀중한 인연을 맺은 분들과 함께 동물권에 대한 활동을 중단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

스스로 지키기 힘든 존재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인간 의무라고 생각한다. ‘비인간동물’과 그들을 돌보는 많은 ‘인간동물’이 모두 함께 살아간다. 생명의 무게와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펼치게끔 동물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

군포=임영근 기자 iy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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