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세계 각국은 이날을 전후해 예방주간을 설정하는가 하면 어린이를 학대에서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시행한다. 우리나라도 아동학대 행위가 지속 증가하면서 범국가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11월을 아동학대 예방 홍보 집중 기간으로 계획하고 온·오프라인 홍보, 학부모 교육 개최에 나선다.

아동학대는 신체적 손상 말고도 아동의 사회·심리적 발달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그 영향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되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더욱 심각한 점은 아동학대가 거의 가정 안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핵가족화 현상에 따른 가정 붕괴로 한부모가정·재혼가정·입양가정 들 가정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아동학대 피해도 더욱 늘어난다. 특히 아동학대 가해자의 70%가 부모라는 통계는 가히 충격이다. 학대와 훈육을 구분하지 못하는 그릇된 인식이 여전하다는 증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어린이들에 가해지는 각종 체벌에 대해 학대보다는 교육 측면을 강조해 온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인 유교 사상 영향으로 아동 체벌을 훈육 권리로 인정하는 현상 탓에 다른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단순히 그 가정의 문제로 도외시하고, 사회 인식 또한 법보다는 가정 안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후유증이 심각하고 치료를 위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사회 부적응, 폭력 세습과 같은 사회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유년기는 신체 발달은 물론 정신 발달의 단계로서 자아의식이 자리잡히는 중요한 시기다. 때문에 이 시기에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용납해선 안 된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서는 그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임을 인식해 예방과 재발 방지에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으며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안전망 구축 강화를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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