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고양지사가 수십 년째 방치 중인 문봉양수장 용수로 위치.

한국농어촌공사 고양지사가 농업용수 공급을 담당하는 양수장 중 수십 년 동안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방치한 용수로<기호일보 11월 15일자 5면 보도> 때문에 주민 반발이 거센 가운데 문봉양수장 용수로에 민원이 집중한다.

16일 고양지사에 따르면 수리조합 시절이던 1982년 해당 양수장을 설치하면서 경작지 4만3천405㎡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관로를 매설하려고 토지를 헐값에 수용했다.

주민들은 1990년대 초 국방부가 군부대 사격연습장을 인근 지역에 만드는 과정에서 용수로를 크게 훼손하는 바람에 기능을 잃었지만 지금까지 방치했다고 주장한다.

지역 영농가들은 수십 년간 문봉양수장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결국 인근 견달산에서 흘러오는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이용하려고 지하수 관정과 수중 펌프를 설치해 뿜어 낸 물로 농작물을 경작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순기능을 잃은 용수로 탓에 농업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일부 영농가들은 결국 경작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1990년대 중반부터 문봉동 일대에 대형 환경 관련 시설과 공장이 빼곡하게 들어섰는가 하면 2010년 초부터 인근 식사동에 대단위 주택단지를 개발하면서 현재 2∼3필지에만 농사를 짓는 상황이다.

이처럼 농업생산기반시설을 당초 수용 목적을 잃은 상태에서 방치하면서 영농 포기에 따른 연접 토지 건축행위 같은 재산권 행사마저 큰 제약을 받는 실정이다.

문봉양수장 용수로 설치 당시 문봉동 99의 75 일대 토지 3천314㎡를 강제로 수용당한 주민 A씨의 경우 연접 토지를 활용하려고 고양지사를 상대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해당 용수로에 대한 시설 대체(민원인 비용 부담) 또는 용도 폐지 관련 민원을 꾸준하게 제기했다.

A씨는 "고양지사가 수용 당시 내세운 공익 목적이 다한 농업생산기반시설을 방치하면서 연접 토지가 수십 년간 맹지로 전락하는 피해를 입었다. 관계법상 시설 대체 검토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환매청구권까지 있는데도 1년이 넘도록 민원을 좌시한다"며 "8월 중순 방치한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있는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공식 민원을 제기해 현장조사까지 했지만 아직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고양지사 관계자는 "7월 해당 민원을 접수한 뒤 8월 19일 관계 부서 실무팀 전원이 나가 현장조사를 벌였다. 시설 대체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두루 검토하고 고양시농업기술센터와도 실무협의를 진행했다"며 "문봉양수장 일부 양수로가 농업생산기반시설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고 15일자로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용수로 폐지’에 따른 공문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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