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팀장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팀장

국내 노인 인구 중에서 5개 이상의 약물을 과다 복용하거나 부적절 약물로 사망 혹은 장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공동연구팀(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젊은 노인 330만 명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을 연구했다.

그 결과, 66세의 35.4%(약 16만 명)가 다약제(5개 이상의 약물)를 90일 이상 복용하며, 이는 2012년 32%(약 8만 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0개 이상을 복용하는 비율은 8.8%에 달하는데,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인 노화나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이익보다 위험성이 더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53.7%는 1종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는 걸로 분석됐다.

비율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절대 숫자는 13만 8천 명에서 24만 8천 명으로 약 80% 증가했다.

노인 부적절 약물은 처방에 신중을 요하는 약품으로, 소화성궤양용제 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 성분이나 위산분비억제제인 라베프라졸나트륨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약물을 사용한 66세 인구 65만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망 위험은 25% 증가했으며, 3등급 이상의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가능성 역시 46% 높았다.

부적절 약물 사용이 2종 이하이면 장애 위험이 약 31% 증가한 반면, 3종 이상의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가 증가하는 등 부적절한 약물 사용이 중복될수록 위험성도 크게 높아졌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보다 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보다는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환자들에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가 높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선욱 교수는 "이제 막 노령에 접어든 66세의 젊은 노인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다약제나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망 위험이 증가 혹은 높은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5~26일 열린 대한노인병학회 제7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