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는 민심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한국 진보정치를 대표하며 유일한 4선 국회의원이자 19대·20대 대선주자로 뛴 심상정(64·여) 의원이 지금까지 굳건히 지켜 온 고양갑 선거구에서 5선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을 끈다.

실제 심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와 야권연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52.97%란 압도적 득표율로 손범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6.17%p 차로 꺾었다.

또 4년 뒤 21대 총선에서도 야권연대 없이 득표율 39.38%로 이경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6.64%p 차이로 따돌렸고 첫 도전에 나서 득표율 27.36%의 기염을 토한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 역시 이겼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의 성지(?)로까지 불리던 지역민심이 크게 변하며 "심 의원은 지역을 챙기지 못한 탓에 지난해 지방선거 때 단 한 명의 시의원도 배출시키지 못했고 지금 당 지지율은 5%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나?"라는 ‘지역민의 피로도’가 심 의원의 ‘5선 달성’을 위태롭게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 의원은 아직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 여부는 당의 전략과 함께 가야 하는 만큼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고양시청 이전이나 신규 소각장 추진 같은 지역 현안과 관련 주민 밀착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지역 정가 안팎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은 야권연대를 철저히 배척한 상태에서 선 굵은 인물들이 각자의 두터운 면모와 지지세를 과시하며 도전에 나섰다.

먼저, 제21대 총선에서 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 첫 도전의 기염을 토했던 한국노총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문명순(61·여) 더불어민주당 고양갑 지역위원장은 고양시 내년 출마 후보 중 처음으로 지난 20일 시의회 영상회의실에서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위원장은 "고양갑 선거구는 상대적으로 지난 16년간 발전이 정체돼 왔고 오랜 세월 야권연대 트라우마에 갇혔던 곳으로 이젠 낡은 진보의 제 몫 챙기기로부터 벗어나는 새로운 선택이 필요하다"며 또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뚜렷한 지지세를 자랑하는 이재준(63) 전 고양시장이 지난 18일 ‘재평가의 아이콘 이재준’(책들의정원)이란 저서로 출판기념회를 갖고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전 시장은 "시장 퇴임 후 1년을 돌아보며 고양시가 더욱 성장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이유를 깊이 성찰했다"며 "이 같은 고민을 바탕으로 고양갑 지역이 더 이상 피폐해지지 않도록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비전을 찾아 낼 적임자인 제가 반드시 지역 발전을 견인하며 자치분권을 실현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김성회(51)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도 화정동에 자신의 촬영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본격 총선 행보에 나섰다.

김 소장은 "심 의원이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진보 정치를 위해 열심히 해 온 역할이 분명히 있었지만 이제는 다음 세대들이 진보 개혁 정치를 구현해낼 때인 만큼 수도권 북부 핵심도시 고양에서 X세대에 속하는 제게 힘을 실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권순영 고양갑 당협위원장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힘 있는 집권 여당의 지역현안 해결능력을 강조하면서 12년 만에 고양갑 탈환을 노린다.

권 위원장은 경북대 출신 여성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이색 경력을 갖고 기초의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정치영역을 넓히며 나름대로 두터운 지지세를 견인해 고양갑 당협위원장까지 올랐다.

그는 "그동안 누구보다 발로 뛰며 지역 현안을 챙겨 왔고 주민들과 허심탄회한 소통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제 노력과 정치적 자산가치를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인정받을 자신이 있다"며 "지난 8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같은 가장 큰 지역 현안 중 하나인 교통 불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처럼 고양갑 선거구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여야 주요 후보군들은 한목소리로 ▶고양시청 원안 건립 사수 ▶광역철도망 등 교통망 확충 ▶기업유치 등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들을 대표적 공약으로 내세워 그 실현 가능성의 기대치를 높이며 유권자 표심을 흔든다.

더욱이 최근 경기도 지방재정투자 심사위원회가 ‘재검토’ 결정을 내리며 다시금 촉발된 이동환 시장의 백석동 신청사 이전 추진 정책은 내년 총선의 뜨거운 이슈로 점화될 전망이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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