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세 청년이 우정을 다짐한 그해는 다사다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재용과 열은 같은 반 껄렁이들에게 시달리던 현준을 만난다. 재용과 열은 현준의 부탁으로 욕도, 주먹도 없이 단숨에 껄렁이들을 제압한다. 이를 계기로 재용과 열은 친구가 돼 달라는 현준을 받아들여 어울린다. 세 친구는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 없는 정의는 무능이라 간주하며 노도와 같은 고등학교를 질풍처럼 통과한다. 도원결의를 맺은 열혈 고딩들의 우정과 사랑, 자고 나면 전설이 되는 일진들의 맞짱 따위 사건·사고를 함께 겪으며 진정한 친구가 돼 간다.

1980년대 광주를 배경으로 당시 고등학생의 활화산 같은 일탈과 성장통을 담은 이야기가 발간됐다. 박재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사람에게 친절하게 1983」은 1980년대 광주를 배경으로 학교와 담장 밖 생활사가 언죽번죽 이어지며 당시 암울했던 시대상과 문화, 풍습 등 지금은 이해하기 힘든 역사를 과장 없이 표현했다. 

풋풋한 청소년들의 우정을 다짐하는 도원결의를 시작으로 용이 바다로 들어간다는 의미의 곤룡입해까지 세 친구의 만남부터 고교 졸업까지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박시우 시인은 이 소설 추천사를 통해 "소설은 1980년대 지방도시 고딩들의 좌충하고도 우돌하는 고교 관통기다. 설핏 보아 학원 폭력물인가 싶더니 웬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글로 풀어놓은 듯 1980년대 광주와 광주 사람들의 토종 문화와 모듬살이가 선연하다. 소설 「삼국지」의 주요 인물과 사자성어를 소제목으로 삼아 구성한 점도 재미와 생각거리를 더한다"고 상찬한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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