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저출산과 농촌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특성화고등학교가 많은 가운데 우수한 취업 성적으로 ‘명문 특성화고’로 도약하는 고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이천시 설성면에 위치한 이천세무고등학교다. 

이천세무고는 1955년 설성중학교로 개교한 뒤 1958년 설성농업고에 이어 경남농업고, 경남실업고, 경남종합고로 이름을 바꾸다 지금 학교명으로 정착했다. 더욱이 2014년 특성화된 인재 배출을 위해 세무정보과·세무회계과로 개편, 세무 전문 특성화고로 전환했다. 학생들은 공무원·금융권·공기업·부사관·세무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활발히 취업한다. 

취업뿐 아니라 지역사회 일원으로 성장하고자 시민적 인성교육을 하는 이천세무고의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이천세무고 학생들이 통일체험학습에 나섰다.
이천세무고 학생들이 통일체험학습에 나섰다.

# 건강한 신체, 스포츠 인성교육

건강한 신체활동은 학생들의 인성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이천세무고는 체육 교과 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학교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선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활성화해 배드민턴, 풋살을 비롯한 다양한 종목을 학생들이 즐기도록 했다. 또 규모가 작은 학교지만 이를 장점으로 살려 넓은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을 폭넓게 활용,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를 키우도록 도모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천시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다양한 교육청 공모사업과 시 지원사업으로 농촌 학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승마·골프 같은 이색 스포츠 체험 프로그램도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신체 경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줘 학생들은 건강한 신체와 긍정적인 인성을 함께 기른다.

# 건강한 정신, 위(Wee)클래스 인성교육

청소년기는 정서 발달 시기로, 성인이 된 후 건강한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사용량 증가로 학생들이 갖춰야 할 정서 발달이 미흡한 상태다.

이천세무고는 청소년들의 정서 발달을 지원하려고 ‘위(Wee)클래스’를 진행한다. 위클래스 활동에서는 적응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적극적인 상담과 인성교육을 진행한다.

우선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자 학기 초인 3월과 9월 등교맞이 행사를 한다. 이 행사로 학기 초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원만하게 친구 관계를 맺도록 한다.

매년 높아지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려고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찾아가는 상담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학교폭력을 예방하고자 9월 또래상담주간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과 11월 사과데이로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친구에게 전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위한 ‘대안교실’ 프로그램도 있다. 고교 진학 이후 전공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바리스타, 제빵·제과를 비롯한 다양한 자격증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감뿐 아니라 진로와 취업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다.

대안교실에서 운영한 바리스타 프로그램.
대안교실에서 운영한 바리스타 프로그램.

# 지역사회와 함께, 시민적 인성교육

이천세무고는 학생들이 지역 시민으로서 인성을 기르도록 ‘지역사랑 역사동아리’를 활발하게 운영한다.

지역사랑 역사동아리는 이천지역 역사를 공부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는 취지로 결성했으며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21년부터 ‘마을 연계 현충 선양 교육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국가유공자를 기념하는 행사를 한다. 현충일 행사, 광복절 행사, 유엔군 참전의 날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보훈 행사에 참여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고인들의 넋을 기린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청소년으로서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기르는 인성교육과 병행한다.

이천의 역사인물을 기념하는 활동인 ‘어·재·연 프로젝트’도 한다.

어제를 재조명해 미래 평화와 연결하고자 기획한 어·재·연 프로젝트는 이천시 율면 어재연 장군 고택과 강화도 광성보, 강화전쟁박물관,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를 방문해 어재연 장군의 희생과 현재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인성을 기르는 활동이다.

또 이천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연계해 이천 독립운동가인 이수흥 의사, 독수리소년단 활동을 기억하는 시간도 보낸다.

이천세무고 학생들이 승마장을 돈다.
이천세무고 학생들이 승마장을 돈다.

이 밖에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천시협의회와 연계한 ‘통일 골든벨’, ‘평화 공감 현장 견학’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공헌활동도 한다.

교내 역사 배지 디자인 대회에서 우수한 디자인으로 선발된 배지를 직접 제작하고, 제작한 배지는 지역 축제인 ‘장호원 복숭아 축제’에서 부스를 열어 시민들과 나눈다. 이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지난 9월 탈북민 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꿈중고에 기부했고, 배지 디자인과 기부활동도 했다.

한 학생은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성과 탈북 청소년과의 민족적 동질감, 북한 인권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로 뿌듯했다"고 전했다.

# 박정선 교장 미니인터뷰

"우리 학교가 공무원·공기업·부사관과 같은 공공 분야와 세무·회계 분야에 취업이 우수한 이유는 바로 철저한 인성교육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제28대 교장으로 취임한 박정선 교장의 말이다.

박 교장은 학교가 그동안 거둔 우수한 취업 성적의 핵심을 ‘특화한 인성교육’으로 꼽았다.

그는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갖추고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심어 주려고 지역 단체, 체험처와 적극 연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농촌지역에 있지만 주변 교육자원과 체험처를 적극 활용해 인성교육을 비롯한 진로·시민교육도 함께한다"며 "학생 취업뿐 아니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깃든 시민으로 양성하는 게 우리 학교의 인성교육 목표다"라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이천세무고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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