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축구전용경기장 전경. /사진 = 인천Utd 제공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전경. /사진 = 인천Utd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매년 본예산 편성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단’ 예산 지원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은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느냐"며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질의를 해마다 되풀이한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인천시 조직상 출장소로 운영돼 ‘시 명령’을 거역하지 못해서다.

4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2024년도 경제자유구역사업 특별회계에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단 홍보비’ 예산으로 50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마무리되면 인천경제청은 2016년부터 내년까지 9개 연도에 걸쳐 총 320억 원을 인천 유나이티드에 홍보비로 지원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2014년 25억 원을 지원하기 시작해 내년 지원예산 100억 원까지 확정되면 11개 연도에 걸쳐 총 858억 원의 혈세를 지원하는 꼴이 된다.

문제는 2020년 이후 시와 인천경제청의 지원예산이 기하급수로 늘었다는 점이다. 이유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지원금이 2020년 끊겨서다.

인천공항공사는 2013년 5억 원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20억 원씩 지원하다 2018년 15억 원, 2019년 22억5천만 원, 2020년 8억 원을 끝으로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셀트리온그룹이 신규 지원에 나서 2021년부터 매년 5억 원을 지원하며, 기존 후원기업인 포스코이앤씨도 초기에는 10억 원이 넘는 지원을 했으나 해가 갈수록 지원액은 줄어 2020년 이후에는 3억 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시와 인천경제청 지원예산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의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오히려 시민들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인천경제청은 시의원들의 지적 사항을 근거로 "2025년부터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공문을 인천 유나이티드에 보내 자생력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시와 경제청, 지역 기업들의 후원으로 2021년부터 축구단 성적이 상위권에 진입해 올해 입장권 판매수익이 20억 원을 넘어섰다"며 "구단 사무국은 다양한 기업들과 접촉해 지원을 요청하는 등 자생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