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을 지고 은행강도에 나서는 사건이 잇따른다. 마약 중독 못지않은 도박 중독에 빠져 수억 원의 채무가 지고 빚 독촉에 시달리자 은행 강도짓을 벌였다고 한다. 이처럼 도박 중독은 자신을 망칠 뿐 아니라 주위 사람까지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어서 중독에 빠지기 전에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박은 전통적인 도박부터 인터넷 도박까지 다양할 뿐 아니라, 중독되면 끊기가 어려워 세계보건기구가 공식 인정한 정신 질환이다. 

횡재수를 노리고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따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도박은 제로섬 게임일 뿐이며, 설령 대박이 터져도 오래 가지 못한다. 도박 중독자들 중에서 도박으로 돈을 번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설령 번다해도 얼마 가지 못해 다시 도박으로 탕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터넷·스마트폰의 보편화 같은 환경적 변화와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 노력보다는 요행에 기대는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도박중독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술, 마약과는 달리 도박을 그렇게까지 큰 범죄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도박 행위가 자기 자신만 망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 탓이다. 하지만 도박 역시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사채나 보증 등과 연결돼 주변 사람들도 피해를 본다. 특히 합법 수준 도박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은데, 고수익을 미끼로 최소한의 투명성조차 없는 불법 도박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도박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될 정도로 확대됐다. 그동안 성인 도박중독은 상당 부분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청소년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스마트폰이 다양한 연령에 보급되면서 도박에 중독되는 연령도 크게 낮아진다. 청소년들은 자제력이 약해 쉽게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철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도박중독은 스스로 치유할 수 없는 질병이다. 따라서 도박중독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을 확대하고, 중독 치료와 함께 예방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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