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은 개인주의를 넘어서 ‘핵개인의 시대’에 도래했다는 이야기다. 송길영 교수가 최근 발간한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단어는 앞으로 우리 모두가 마주할 미래 세대라고 한다.

송길영 교수는 빅데이터 전문가로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으로도 유명하다. 워낙 인터뷰와 강의를 많이 하는데, 말을 굉장히 빠르게 하지만 전달력이 좋은 특유 화술을 구사한다. 

특히 아무리 날카로운 질문에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는데,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보여 준다.

이 책에서도 날카로운 관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핵개인의 시대’에 우리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흥미롭게 풀어냈다. 작가는 핵가족으로 표준화된 삶 이후의 세대를 주목하며 ‘핵개인’이라는 대상을 발견했다. 기술 발전으로 예전처럼 사람과 연대해 뭔가를 이루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독립적인 삶의 주체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핵개인이다.

기자도 최근 만난 사람들을 가만 생각해 보면 이미 ‘핵개인’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지역 특성과 직군에 따라 아직도 기성세대 집단문화가 자리잡은 곳이 널렸지만 MZ세대들은 이들을 뛰어넘은 ‘핵개인’을 꿈꾼다.

‘우리’라는 공동체 개념이 흐려진다. 예전에는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집단문화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이 당연했다. 소위 말하는 인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개인은 능력에 따라 다양한 매체로 다른 개인과 네트워크를 이뤄 성장하는 세상이다. 

전 세계 소멸국가 1위가 증명하듯 예전처럼 결혼과 연애를 필수로 선택하지 않는다. 행복 기준이 타인 욕망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핵개인’ 뜻을 들여다보면 꽤 좋은 말이다. 삶의 결정권을 갖고 자기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 가는 존재. 다른 무엇보다 행복을 가장 최우선하는 사람. 이렇게 행복한 각자가 모여야 더 크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 된다는 것이다.

미래는 균등하게 오지 않는다. ‘핵개인의 시대’는 누구에게는 미래지만 누구에게는 현재다. 옛날 방식으로 속도 차이를 두는 건 본인 선택이지만 흐르는 물을 막지 못하듯이 결국에는 시대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 이제 세상에 맞출 필요가 없어졌다. 세상이 원하게 하면 된다.

예전보다 ‘혼자’, 더 ‘오래’ 살게 될 앞으로의 세상에서 윤리적이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자신 삶과 행복을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하는 핵개인이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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