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안을 놓고 인천과 김포의 기 싸움이 뜨겁다고 한다. 이미 인천시와 김포시는 지난 8월 각각의 연장안을 국토교통부에 상정하고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인천은 검단지구 3개 역사와 불로동·감정동 경계를 지나는 ‘3.5’노선 계획을 전달했고, 김포시는 검단지구 1개 역사와 불로동·감정동 경계 1곳을 지나는 ‘1.5’노선 계획을 제출했다.

당초 국토부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는 두 안 중 하나를 선택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와 김포시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첨예하게 대립하자 어느 쪽 안을 선택하기보다는 협의와 중재를 통해 합의안으로 노선을 결정하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다. 어느 한쪽 노선을 선택할 경우 선택받지 못한 쪽에서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곧 양쪽이 어느 정도 납득할 합의안이 제시되리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발표를 코앞에 두고 정치권의 섣부른 발언으로 검단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인천 불로역 대신 김포 감정역이 포함된다는 소문 때문이다. 배경으로 김포 정치권이 지목됐다.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감정동과 불로동 사이 역사 위치는 감정동의 열악한 교통상황을 고려해 감정동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원 장관이 "김포 주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하도록 검토하겠다"고 화답하며 주민 불만을 부채질했다. 

짧은 대화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감정역 설치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실망과 불안이 커졌다. 이미 국토부가 김포시 안을 선택했고, 정치인들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천시와 김포시 사이에 ‘야합’이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분노한 주민들은 지난 6일 인천시청 앞에서 검단-김포 연장선 사수를 인천시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대광위 발표를 기다리는 인천시도 답답하겠지만 여러 억측을 듣지 않으려면 좀 더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인천 안이 최적이라고만 내세울 게 아니라 어떻게 관철하고 어떤 내용으로 협상이 진행되는지, 또 어떤 양보안을 제시할지도 시민에게 소상해 알려야 한다. 그래야 시민이 납득하고 하나의 힘으로 모으는 게 가능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