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서 잠이 안 오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불면증은 낮에 피로, 무기력, 주의, 집중, 기억장애, 생활과 학습장애, 기분장애, 주간 졸음, 행동장애, 활력과 동기 감소, 잦은 실수, 수면 불만족, 잠에 대한 걱정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급성 불면증은 다음 날 중요한 시험처럼 신경 쓰이는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우울, 불안, 통증, 카페인, 술, 질병, 환경 따위가 주원인이며 유발 요인 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을 제거하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수면 위생을 잘 지키고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심리적·인지적·행동적 요인들을 중재하는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잠자리라는 환경적 자극과 수면에 대한 부적절한 인지·행동 간 조건화를 끊어 주는 방법과 실제 수면시간에 가깝게 잠자리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여 주는 방법, 스트레스와 긴장을 이완해 신체적 각성을 줄여 주는 방법이 포함된다. 

이 같은 방법들로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수면제가 도움이 된다. 잠을 더 못 자고 잠에 대한 불안이 생기면 불면증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단기적인 수면제 복용은 좋은 치료 방법이다.

불면증은 누구나 한번쯤 겪지만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만성 불면증의 경우 불면증 말고도 다른 수면질환이 동반됐거나 다른 수면질환이 불면증처럼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적 사지운동증, 렘수면행동장애, 일주기리듬수면장애가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질환들은 단순 불면증과는 치료 방법이 다르므로 잘 감별해 함께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만성질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주로 관절염, 근골격계질환과 같은 통증, 위장질환, 심장기능상실·부정맥 등 심혈관질환, 우울증·불안증 같은 정신질환이 있다.

만성 불면증이 있다면 과도한 낮잠, 이른 입면 시간, 부적절한 잠자리 환경,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 ‘수면위생’에 반하는 행동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만성 불면증을 진단하려면 환자의 수면 병력을 확인해야 한다. 언제 자고 일어나는지, 몇 번 정도 깨는지, 그러한 증상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환자·보호자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또 다음 날 얼마나 졸음이 오고 피곤한지,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자세하게 설문한다. 불면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또 다른 진단법은 수면 일기다. 1~2주간 주관적으로 전체 수면시간과 수면 효율에 대해 일기를 작성한다. 아울러 낮잠, 약물, 카페인, 술, 항우울제 등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표시해서 어떤 불면증인지 판단하고 불면증과 비슷한 일주기 리듬이 있는지 확인한다. 객관적으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수면각성활동량검사(actigraphy)도 있다. 누웠을 때 정말로 잠을 자는지, 활동을 하는 중인지 등 수면 패턴을 파악해 준다.

만성 불면증은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가 있으며, ‘인지행동치료’라고 불리는 비약물적 치료를 먼저 권고한다. 인지행동치료에는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이완훈련이 있다.

자극조절요법은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어가고 잠이 안 올 때는 잠자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잠을 자려 노력해도 잠이 안 오면 잠을 자려는 행동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잠자리에서 TV를 보거나 걱정을 하는 등 수면에 부적합한 행동을 해 불면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자극조절은 잠자리와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치료법이다.

수면제한요법은 실제 잠자는 시간에 가깝게 잠자리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주로 입면 시간을 늦게 조정해 수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수면 효율이 높아지면 자신감을 갖게 되며, 수면 스케줄을 규칙적으로 고정함으로써 점차 불면증을 극복한다. 근육이완요법은 복식호흡, 점진적 이완요법이 있으며 근육 긴장을 줄여 주고 정신적 각성을 줄여 주는 데 도움이 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