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 아인병원 신경과  전문의
김소은 아인병원 신경과 전문의

나이가 들면서 많은 이들이 신경과에서 진단받기 무서워하는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에 걸리면 과거의 일이나 주변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며 일상생활 속 쉬운 일들도 수행하지 못해 결국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 유지가 어렵게 된다. 

치매로 진단되면 지속적인 약 복용과 검사가 필요해 신경과에는 치매환자들의 발걸음이 꾸준하다. 그 중에서도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이며 전체 치매 환자의 70~80%를 차지한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하지만 드물게 40∼50대도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최근 일에 대한 기억장애,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시작해서 언어능력, 판단력 등 뇌의 다른 여러 인지기능 이상이 점진적으로 진행해 결국 정상적인 뇌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원인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의 이상 축적이다. 이 두 단백질은 본래 뇌세포 물질이지만 이것들이 독성단백질의 형태로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가 되는 것이다.

정상적 기능을 하는 아밀로이드는 뇌에 해가 되기 전에 정상적으로 분해해 제거된다. 그러나 이들이 비정상적으로 분해돼 생성된 베타이밀로이드는 서로 응집해 덩어리를 생성해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해 뇌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단백질의 뇌 침착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시작한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미 증상을 보인다면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도록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뇌영상검사나 신경심리검사를 받고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이 운동이다. 이미 치매가 진행된 사람들에서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뇌가 위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증가해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풍부해지며, 신경성장인자의 생산과 분비가 늘어나서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 네크워크도 강화된다.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되, 가능하다면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혼자서 외롭게 생활하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배 정도 높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뇌에 강한 자극을 준다.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하고, 적절한 반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에도 적절한 사회 활동 및 취미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흡연을 시작한 후 25∼30년이 지나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250% 정도 증가한다. 혈관의 동맥경화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몸속에서 염증반응이 증가해 뇌의 혈액순환이 약화되며, 결국 신경세포의 퇴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당뇨병, 고혈압의 조절 및 체중관리, 양질의 수면, 절주하는 것도 중요하다.

뇌는 한번 손상되면 다시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에 꾸준히 관리해 예방하고 치매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신경과에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 이미 진행 중이라면 진행 단계에 따라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꾸준히 이어 나가야 한다.

<아인병원 신경과 김소은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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