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얼마 전 김성제 의왕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지방행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공로자를 시상하는 행사로, 숙원사업인 의왕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에 적극 나서 지지부진했던 의왕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2026년 2월 준공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인 의왕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되면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잡고 의왕시 문화예술 수준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예회관은 공공에서 운영 중인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공연장이 포함된 문화복합시설을 말한다. 2022년 기준 267개소로 모든 지자체에 있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이처럼 문예회관 건립이 붐을 이룬 데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외형적 업적 쌓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모든 문화가 서울로 집중된 상황에서 지역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문화 발전의 거점기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중집회시설 성격이 강한 시민회관(또는 군민회관이나 구민회관), 문화예술·교육활동을 주로 하는 문화의집, 지역문화 보존과 보급에 중심 기능이 있는 지방문화원 그리고 생활체육시설인 국민체육센터를 문예회관과 동일한 시설로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시설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한 공공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성이 있지만, 구체적 기능과 성격에 있어서는 문예회관과 구분돼야 한다. 

문예회관은 전문적인 예술창작품을 제작 또는 보급하는 예술시설(arts center) 성격을 핵심 기능으로 한다. 따라서 문예회관은 지역주민에게 문화 향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문화예술 창조활동과 그 발표의 장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궁극적으로 지역문화를 창조하는 거점 공간 기능을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의왕시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해 공연예술 창작과 유통을 위한 공연장, 시각예술 창작과 유통을 위한 전시장,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보급을 위한 교육 공간, 문화예술교류 활성화를 위한 회의 공간, 예술 관련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정보 공간, 지역예술단체 운영 지원을 위한 단체 공간을 기본 구성으로 설계했다. 

운영 방식 역시 독립성, 전문성, 유연성을 갖추는 문화재단 위탁 경영으로 가닥을 잡았다. 순환근무에 의해 배치되는 공무원보다는 문예회관 운영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 구성이 가능하고, 민간부문 경영 기법을 도입해 사업계획과 집행, 조직관리 면에서 유연성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예회관 건립이나 문화재단 설립 자체보다는 어떻게 잘 운영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다. 어떤 콘텐츠가 제공되고, 시민들에게 어떤 문화적 향유 경험을 제공할지가 중요한 셈이다.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적정한 재정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넉넉지 못한 시 재정으론 다양하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시설 이용 요금을 현실화하기도 어렵다. 해결 방안 중 하나는 기업이나 시민들의 문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메세나 운동)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음 달이면 착공하는 의왕문화예술회관은 의왕시민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까지 관심이 많다. 새로 지어지는 최신 시설이라는 점과 K-뮤직밸리와도 연계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선 의왕문화예술회관의 건립 목적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인 발전 단계화 실천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나아가 급변하는 문화예술시장 환경에 걸맞게 지역민과 함께하는 복합 문화센터로 자리잡도록 전문성과 공익성, 효율성을 갖춰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