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를 오가는 2만7천t급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승객 정원 810명)가 잔고장으로 운항 차질을 반복하자 여객선 매각에 이어 결국 운항 면허도 반납한다. 이로 인해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에 재개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은 또다시 장기간 중단될 전망이다.

선사인 하이덱스 스토리지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인천∼제주 항로 운항 면허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알렸다.

2021년 12월 인천∼제주 항로에 운항을 재개한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각종 결함으로 6차례나 운항에 차질을 빚어 운항일보다 휴항하는 날이 더 많았다.

선사 측은 대체 선박 투입 방안도 검토했지만 비슷한 선령의 중고 선박을 찾지 못했고, 새로 배를 건조하려면 3년 이상 긴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대체 선박 계획을 철회했다.

선사 관계자는 "대체 선박을 투입하고자 국내 선사들을 접촉했으나 비슷한 선령의 여객선을 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여객선 사업은 접고 기존에 추진하던 물류 쪽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해수청은 해당 선사가 면허를 반납하면 항만업계 의견을 수렴해 후속 사업자 선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매우 엄격해진 안전기준으로 여객선 운항에 부담을 느껴 해당 항로를 운항하겠다고 나서는 국내 선사가 없어 운항 공백은 길어질 전망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인천∼제주 항로 운영 방향과 관련해서는 아직 내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취항을 희망하는 선사가 나오면 추후 공모 진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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