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애완동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제 동물은 함께 살아가는 반려가 됐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천만 명을 넘은 지 오래다. 1인 가구 증가와 저출산·고령화로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하리라 본다. 

그러나 반려동물 양육인구 증가는 명암이 매우 명확하게 나타난다. 반려인구가 늘어날수록 유실·유기동물과 반려인·비반려인 간 갈등 역시 증가한다. 

시흥시는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하고자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다. 동물축산과 안에 동물복지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시 직영 동물누리보호센터에서는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 입양에서부터 인식 개선까지 시도한다. 

시흥시 반려동물 대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시흥시 반려동물 대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 시흥시 동물누리보호센터, 입양 패러다임 전환 한발

시흥시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 누구나 찾아와 반려문화를 공유하는 곳이 있다. 바로 동물누리보호센터다. 

원래 시흥시는 해마다 약 2억 원 예산을 들여 관내 발생하는 유기동물을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 위탁해 보호했다. 정왕동에 있는 기능이 폐지된 군부대 시설을 리모델링해 2019년 착공했고 지난해 운영을 시작했다. 

동물누리보호센터는 구조부터 보호, 치료, 입양에 이르기까지 유기동물 전반을 관할한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봉사, 견학, 교육 따위에 참여하고 동물보호단체, 관련 전문가와 함께 유기동물을 줄일 방안을 고민한다. 전체 면적 4천156㎡에 동물 보호 공간, 동물병원, 입양상담실을 갖췄다. 

동물보호동은 시흥시에서 발생한 유기·유실 동물 100여 마리를 수용할 만한 규모로 조성했다. 유기동물이 접수되면 10일간 공고로 소유자를 찾고 동시에 입양 신청도 받는다. 입양 희망자가 방문 예약 후 센터를 찾으면 양육 환경을 묻는 상담과 교육을 진행한다. 입양 희망자의 가족 구성원, 반려동물 양육 경험을 충분히 고려해 파양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동물누리보호센터 사무동
동물누리보호센터 사무동

동물누리보호센터에서 분양하는 동물들은 백신 접종, 전염병 키트검사, 중성화 수술과 내장형 동물 등록을 받는다. 입양자는 6개월 이내 진료비, 미용비, 건강검진비 등 최대 15만 원을 지원받는다. 

또 센터는 입양의 날 행사에서 보호 중인 동물과 입양 희망자들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이날은 입양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간단한 의료상담을 하며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감하는 시간을 보낸다.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반려견 놀이터도 조성 중이다. 배곧 한울공원에 3천㎡ 규모 잔디놀이터와 흙놀이터로 구성했다. 중소형견과 대형견 공간을 분리하고 울타리를 세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게끔 했다. 내년 3월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4월 개소 후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시흥시는 동물과 더불어 사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동물복지위원회를 운영한다. 시흥시 동물보호와 복지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민관이 함께하는 협력기구다. 

동물복지 계획 수립부터 시행, 평가까지 함께 논의하며 더 나은 길을 찾는다. 시흥시농업기술센터 소장과 대한수의사회 시흥시분회, 시흥동물사랑협회, 유기동물사랑봉사대, 시흥시의회까지 함께한다. 

시민이 주축이 되는 명예동물보호관은 현재 5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동물 보호와 동물복지에 관한 교육·상담·홍보를 담당하고 학대받는 동물 구조와 보호 지원 업무까지 한다. 

시는 최근 IoT 기반 유기견 포획·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동물복지와 시민편의를 한번에 잡았다.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유실·유기 동물 포획·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유기 동물 포획 장비에 동작인식센터, GPS, 야간 IR카메라를 장착하고 이 포획틀의 위치·상태·포획 여부까지 원격으로 확인한다. 시는 이 시스템으로 2023년 디지털 기반 지역문제 해결 ‘공감e가득’ 사업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시가 지난해 신설한 동물복지팀은 시흥시 동물권 보호 중심축이다.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며 살아가도록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중성화 수술로 무분별한 개체 증식을 막는다.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양육 문화를 조성하고자 동물등록제 비용을 지원하고, 돌봄 취약가구에는 20만 원 한도에서 백신 접종비부터 중성화 수술비, 돌봄 위탁비, 장례까지 지원한다. 

증가하는 반려인구와 저변 확대에 발 맞춘 반려문화 정착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반려인식 개선부터,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모두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펫티켓 준수까지, 시흥시는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으로 공존에 대해 고민한다. 

지난달에는 갯골생태공원에서 동물사랑 문화축제 ‘동물과 행복하게’ 행사를 개최했다. 행동교정 콘서트부터 펫티켓을 배우는 반려동물 문화교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보물찾기, 반려동물 운동회, 장기자랑으로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시간을 준비했다. 이 밖에도 동물사랑 사진전과 유기 동물 문제의 인식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흥시 반려동물 대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시흥시 반려동물 대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더불어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을 위한 반려동물 문화교실도 운영한다.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거나 행동 교정에 어려움을 겪는 반려인들은 전문가에게서 동물 에티켓, 기초행동 교정, 훈련 방법, 건강관리 등 반려동물 양육 전반에 대해 배운다. 

시 관계자는 "동물과 사람이, 그리고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앞으로도 정책적 고민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진정한 공존을 위해 시민 모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사진=<시흥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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