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학이 두려워요. 보강·특강으로 보통 100만 원은 드는데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20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학원가는 겨울방학 동안 진행할 특별강의 홍보에 한창이었다. 학원들 대부분이 방학 기간 문제풀이, 사고력, 시험 대비 같은 세분화된 추가 수업을 개설한다.

학부모 정모(45)씨는 "방학 특강에만 돈 100만 원이 우습게 든다"며 "특강이 정규 수업 연장선에서 이뤄지다 보니 거의 필수라 안 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원마다 개설하는 특강으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20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건물에 학원 간판이 빽빽하게 걸렸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원마다 개설하는 특강으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20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건물에 학원 간판이 빽빽하게 걸렸다.

인천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는 현재 623개 학원이 등록돼 운영 중이다. 국제학교를 주변으로 대치동에 본점을 둔 유명 학원들이 포진했고, 대부분 학원에서 기존 수강생을 대상으로 방학 특강을 진행한다.

대치동에 본점을 둔 A학원은 수학 과목을 세분화해 한 과목당 50만 원가량 책정했다. 방학 기간에만 여는 과목이라 기존 수강생 대부분이 신청한다. 더욱이 이 학원은 내년 1월부로 정규 수강료를 43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인상한다.

특히 올해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과 수험생 대부분이 수학 1등급을 차지해 입시에서 수학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학원가는 현 수능체제가 예전처럼 ‘문과’ 1등과 ‘이과’ 1등을 따로 뽑지 않기 때문에 결국 ‘수학 성적’이 입시를 좌우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홍보한다.

B학원은 입시 수학 전문 학원으로 이미 지난달 설명회를 개최하고 대다수 인원을 마감했다. 방학 중 예비 고1·고2를 대상으로 반기숙 형태 과정을 운영하는데, 간단한 식사와 간식비를 포함한 비용이 300만 원에 달했다.

학원 관계자는 "특목고 대비, 대회 준비, 문제풀이반 등등 학원마다 갖다 붙이기 나름"이라며 "수업 개설에 규제가 없고 교육청이 정한 규정에 따라 가격표시제를 운영하지만 대부분 그 이상이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방학 특강의 경우 과목 개설 규제는 없지만 모든 학원은 과목별로 기준 단가에 맞게 교습비를 정하고 신청해야 한다"며 "교재비는 따로 받지 못하며, 과도한 교습비나 학원 문제는 동부교육지원청에 민원을 접수하면 조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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