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국어, 수학 모두 어려웠다고 한다.

수능이 어려울수록 평균 점수가 낮아져 만점자 표준점수인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반대로 수능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내려간다.

이번 수능은 국어영역 150점으로 지난해보다 16점 올랐다. 국어 만점자는 64명으로 지난해 371명보다 대폭 감소했다.

수학은 148점으로 3점 올랐다. 만점자는 612명으로 지난해 934명에 비교하면 많이 줄어들었다. 

더욱이 수학 선택과목 간 점수 차를 살펴보면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 표준점수가 148점으로 확률과 통계 점수 137점보다 11점 높았다.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이 문과생이 선호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고득점에 유리했다. 지난해 수능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간 차이는 3점으로 올해 역대 최고 격차를 기록했다.

요즘 대입은 1점, 2점 싸움이다. 무려 11점 차이가 벌어진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점수 차이다. 

상위권 대학에서 본래 자연계열 진학을 원했던 수험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지망하면 ‘문과침공’ 현상은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정시에서 문과대 합격생 절반이 원래 이과 지망이었다. 서강대학교는 문과대 합격생 80%가 원래 이과 준비생이었단다. 

이런 문제로 수학 과목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다. 이과를 갈 때는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지 않으면 이공계 대학에 지원할 수 없는 반면 문과를 지원할 때는 아무런 막음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문과 학생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표준점수 때문에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만점을 받으면 148점이지만 확률을 선택한 경우 만점을 받아도 137점으로 이미 11점 차이가 나 버리기 때문이다.

이 역대급 11점이라는 점수 차이가 많은 아이들 희비를 가를 것이다. 

교육현장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킬러 문제를 빼야 한다는 등 강제적인 사안들로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수능에 만점을 받은 수험생, 단 한 명이 이과 계열 졸업생이고 정부가 압수수색까지 벌였던 학원 재수 과정을 수강한 학생이었다. 이 학생과 정부 덕분에 해당 학원은 지난해보다 일찍 재수반 과정을 마감했단다. 아주 톡톡한 홍보 효과를 본 셈이다.

결국 ‘킬러문항, 사교육 카르텔’을 바로잡겠다던 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불공정 수능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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